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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차문현 대표, 10년간 금융투자업계 CEO 지낸 비결은?
김지호 기자
2015-04-10 10:18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전세계 60억 인구 중에 누구를 만나든 인연은 소중한 것이죠. 만나는 사람마다 순간에 정성을 다하면 그 사람들이 연결돼서 선이 되고 퍼져 나가게 됩니다.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하게 생각하면 결국 강을 이루고 바다를 이루게 되는 거죠. 무엇을 돌려받으려거나 목적을 가지면 인맥관리는 실패합니다.”

   
▲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는 미디어펜과 가진 인터뷰에서 어떻게 좋은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차 대표는 40여 년 동안 은행·증권·자산운용을 두루 섭렵한 금융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 중 10여년은 최고경영자(CEO)로 보냈다.

그는 어릴 적 집안 어려운 집안형편으로 교수의 꿈을 포기하고 경남상고(현 부경고)를 졸업한 뒤 부산은행에 들어갔다. 이후 실력을 키워 서울 동화은행으로 옮겨 ‘지방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이기고 42세에 강남지역 지점장에 올랐다.

하지만 외환위기 때 동화은행이 퇴출되면서 졸지에 실직자가 됐다. 다행히 제일투자신탁증권(현 하이투자증권) 법인영업부장으로 복귀했다. 이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상무를 거쳐 지난 2005년부터 유리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 사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는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상고였던 그의 최종학력도 경영학 박사로 직급만큼 높아졌다.

차 대표가 금융업계에서 갖가지 위기를 겪으면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동화은행 도산로 지점장 시절 1년 만에 3000억원의 예금을 유치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유리자산운용 대표 때는 4년 여간 수탁액을 8300억원에서 4조원대로 늘렸다. 우리자산운용 대표 시절에는 16조원이던 수탁고를 22조원까지 끌어올렸다. 모인 돈은 곧 고객의 마음이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탁월하다는 의미다.

동화은행이 퇴출돼 실직했을 때도 예전 동화은행 동료와 후배의 추천으로 이력서를 쓰지 않고도 제일투자신탁증권에 들어갈 수 있었다. 28대 1에 달할 정도로 치열했던 공모 경쟁을 뚫고 펀드온라인코리아의 대표가 된 것도 주변 사람에 쌓아온 좋은 평판 덕을 봤다고 볼 수 있다. 지금도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그의 명함에는 ‘대표’가 아닌 ‘대표사원’으로 적혀있다. 가는 곳마다 수탁액 신기록을 깨는 것도 열심히 일 해준 직원덕분이란다.

차 대표는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인간관계 고민에 ‘카네기 인생론’과 노만 피일의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읽었다. 이 두 권의 책이 인생의 방향타가 돼줬다”며 “그 책을 읽고 사람과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통을 받았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아름다운 동기부여로 작용했다”고 회상했다.

인간관계를 잘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때론 자신의 것을 내줘야 하고 다른 사람에 져주기도 해야 한다. 특히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 잘해주는 것은 일종의 ‘수행’과 비슷 정도다. 차 대표는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 아닌 ‘감성적 동물’로 규정했다. 군고구마 하나나 믹스 커피 한잔이라도 마음을 나누면 작은 부분이지만 신뢰가 쌓이면서 좋은 인상을 주고 결국 성공적인 인간관계가 만들어진다는 것.

그는 “역사 속 장군들을 보면 적장이 끝까지 항복하지 않아도 부하로 삼고 큰 벼슬 주지 않나. 자기한테 잘해주고 관심주면 안 좋아할 수 없다”며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목적을 위해 관심을 주면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싫은 사람에는 정성을 두 배로 들인다. 까칠해 보이는 사람이 겉으로 보기에는 딱딱하고 목에 힘주는 것 같지만 그런 사람이 무너지면 깊이 있게 무너진다. 선입견을 버리고 싫은 사람이 무너질 때까지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나는 사람마다 정성을 다하는 그는 언제 어디서나 인연을 불러들인다. 얼마 전에는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한 대학교 의과대학장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풀빵 몇 개를 나누다가 명함교환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마음이 열린 것이다.

   
▲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차 대표는 “자존심을 내세우면서 내가 잘났다 생각하면 인연이 안 된다. 사람의 인연이 특별한 데서 생기는 게 아니다. 산에서 만날 수도 있고 차사고와 같은 안 좋은 일에서도 상대방과 명함주고 받아 인연이 될 수도 있다. 인맥관리는 국경도 없다. 전선도 없다”고 설명했다.

동화은행에서 실직해 자살까지 생각하던 시절에는 가족에게 힘을 얻었다. 집도 팔고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큰딸의 학원까지 끊어야 했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가족을 생각하면서 재기 의지를 다졌다.

차 대표는 “당시 집사람이 ‘길에 나가 과일 장사를 하더라도 못할 게 뭐냐. 과거를 잊고 새롭게 출발하자. 남자가 뭔 새가슴이냐. 내가 있지 않냐’고 했다”며 “가족이 이렇게 힘을 주는 데 세상을 하직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죽을 거 아니면 가족을 위해 뭐든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족의 힘을 받은 그는 새벽에 한강 조깅 트랙을 돌기 시작했다. 새벽 4시부터 돌던 것이 더 이른 시간에 나오는 다른 사람과 경쟁이 붙어 새벽 3시까지 빨라졌다. 그 누구보다 먼저 한강을 돈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꼈고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런 간절함이 통했는지 금방 재취업에 성공했고 복직을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던 동화은행 해직자 동료들에 밥을 살 수 있었다.

그는 “사람은 자기가 가는 일이 정해져 있다. 원하는 길을 가는 것이 아니다”며 “어느 길에 들어섰던 더 열심히 하면 된다. 이게 더 좋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이런 거 까지 해야 하나고 생각하면 주저앉게 된다. 현재의 마음자세가 중요하다. 긍정이 답이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핀테크의 대명사로 떠오른 펀드슈퍼마켓에 대해서는 “그간 HTS와 MTS 등 IT와 융합한 금융투자업계 서비스는 오히려 막대한 투자에 비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며 “고객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핀테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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