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뚝심, 한발더 가까워진 숙원...원스톱 체제

[미디어펜=김태우기자]지난 8일 오전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 하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꿈인 '수직계열화 완성'이 한걸금 더 가까워졌다.

이번 합병으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자동차 제조 전 공정을 아우르는 현대차그룹 수직계열화 전략이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정몽구(사진) 회장의 뚝심, 한발더 가까워진 숙원...원스톱 체제/현대자동차

현대제철에 따르면 두 회사는 다음달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건을 의결한 뒤 7월 1일까지 합병작업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합병 비율은 1:0.8577로 현대제철이 신주를 발행해 현대하이스코 주식 1주당 현대제철 주식 0.8577주를 현대하이스코 주주에게 교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현대제철은 자산 규모 31조원, 매출 20조원대의 글로벌 8위 종합 철강 회사로 도약한다. 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이었던 포스코에 버금가는 종합제철소 설립이라는 꿈이 현실이 된다는 의미도 있다.

국내 철강 업체중 쇳물에서 철강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하는 종합제철소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두 곳뿐이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와의 이번 합병을 통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소재 전문 제철소로 한발 더 다가서는 한편 국내 최대 철강회사 포스코와의 격차도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강관·자동차 경량화 등 사업다각화를 꾀하는 한편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를 확보함으로써 자동차 강판 기술과 품질 관리 능력을 강화와 함께 현대하이스코가 해외 9개국에서 운영하는 13곳의 강판가공센터를 활용해 글로벌 자동차 강판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해외 자동차 강판시장 진출에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현대BNG스틸 등 자동차용 강판과 부품을 공급해 온 현대차그룹 3개 철강 계열사 가운데 2개가 이번에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스테인리스강판을 생산하는 현대BNG스틸은 현대제철의 자회사여서 철강 부문이 사실상 하나로 통합되면서 단일한 체제를 이루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합병의 의미가 크다.

이번 현대제처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 발표는 몸집키우기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철강업계의 구조개편에 흐름과도 일치한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건 지난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 한 뒤 당진제철소에 2010년부터 4년에 걸쳐 1~3기의 고로(용광로)를 잇달아 건설하면서 부터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고로→열연강판→냉연강판' 등 철강 생산을 담당하고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제철 등에서 냉연강판을 구입해 미국, 중국, 인도, 체코, 러시아, 브라질 등에 있는 가공센터에서 강판을 가공해 현지 자동차 공장에 공급해왔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꺼내든 합병이라는 카드로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영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게 됐다. 이번을 계기로 해외 생산 물량이 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강판 조달이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 정몽구 회장의 뚝심, 한발더 가까워진 숙원...원스톱 체제/현대제철 홈페이지캡처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물량은 총 441만대로 전체 생산량 800만5000대의 55%를 기록했고 2017년까지 해외 생산 비중을 61%까지 올릴 예정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계열사 간 중복 기능 조정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재무 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소재 기술력과 현대하이스코의 가공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합병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도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자동차의 뼈대가 되는 강판 개발 및 생산에 있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본격적인 시너지효과로 현대·기아차의 제품과 원가 경쟁력 강화는 더욱 유리해졌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동차 생산부터 판매까지 원스톱 체제를 구축한 기업이다.

정몽구 회장 지시로 현대차그룹은 출범 초기부터 철판 생산(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현대종합특수강)→부품 제조(현대모비스.현대위아)→공장 건설(현대건설.현대엠코)→완성차 생산(현대.기아차)→차량 운반(현대글로비스)→할부판매(현대캐피탈.현대카드)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정몽구 회장의 뚝심과 맞물려 많은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수직계열화 전략은 현대차그룹 특유의 '스피드경영'으로 국내에서도 현대속도를 가능케 하고 최종 제품을 직접 생산.유통하는 경우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해 제품 설계와 제조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어 경영전략을 신속하게 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몽구 회장이 '글로벌 톱5'를 목표로 내세운 지 10년 만인 2009년 이를 달성한 것도 수직계열화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합병으로 스피드 경영을 더욱 강화하며 현대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800만대 판매를 넘어선 만큼 '글로벌 톱3'로 도약하기 위한 1000만대 생산.판매 체제를 앞당기기 위해서다.

   
▲ 정몽구 회장의 뚝심, 한발더 가까워진 숙원...원스톱 체제

이를 위해 정몽구 회장은 지난 1월 '향후 4년간 81조원 투자'라는 장기투자계획을 발표하는 '통큰' 투자 결정을 내렸다. 이런 정몽구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으로 어떤 시너지효과를 내며 산업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 인지 귀추가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