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임대주택은 2004년 첫 도입된 후 19년째 무주택 서민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임대주택을 신축할 필요 없이 기존 주택을 공공임대로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공급주체 입장에서도 효율적이다. 매입임대주택의 수요도 임대차 시장 불안 장기화로 증가했다. 이제는 매입임대주택의 품질과 공급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떠오른 매입임대주택 제도의 현주소를 진단해 봤다.<편집자주>
[매입임대 현주소-上]수요자 마음 잡은 LH…'선호지역 공급·다양한 정보 제공'
[미디어펜=이다빈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달 공급한 매입임대주택이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완판에 성공했다.
최근 매입임대주택이 수요와 맞지 않는 입지와 열악한 주거 여건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와 같은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LH의 매입임대주택이 수요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 업계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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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가 2022년 1차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정기모집을 통해 공급한 서울 서초구 내 한 임대주택 전경./사진=LH |
매입임대주택은 공공이 도심 내 기존주택 등을 매입한 후 보수 또는 재건축해 무주택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조건으로 임대하는 공공 임대주택이다. LH는 매년 분기마다 매입임대주택 입주자를 정기 모집하고 있으며 지난해는 총 4회 입주자 정기모집을 통해 청년·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1만7896가구를 공급했다.
LH의 서울지역본부 1차 청년 매입임대주택 예비입주자 모집 결과 총 270가구 공급에 1만8726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69대 1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주택은 마포구 망원동 '한빛월드빌'로 1가구 모집에 483명이 신청해 48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LH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에 걸쳐 '2022년 1차 입주자 정기모집'을 완료했다. 전국 76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한 청년 매입임대주택 1348가구,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2807가구 등 4155가구이다.
서울에서 진행한 청년 매입임대주택 예비입주자 모집에서는 강서구 화곡동 '레몬트리지움' 등이 추가되며 모집 가구수가 당초 예고했던 219가구에서 270가구로 늘었다. 함께 접수를 받은 서울 지역 신혼부부(신혼부부Ⅰ 150가구, 신혼부부Ⅱ 191가구) 매입임대주택은 341가구가 공급됐다.
◆'업무지구·강남' 등 수요자 선호지역 물량 다수 포함
LH가 기존 매입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수요자 선호 지역에서의 공급', '주택 품질 개선 및 수요친화적 정보 제공' 등이 꼽힌다.
청년주택의 경우 수요자들의 대중교통 이용 비율이 높아 직주근접이 중요한 주거여건이다. 이번에 청년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정기모집으로 공급된 물량의 경우 기존 빌라·원룸이 다수 위치한 외곽 지역 외에도 중구(3가구), 여의도(5가구) 등 업무지구 및 송파구(55가구), 서초구(152가구) 등 강남 지역 매물이 다수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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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 서울지역본부 2022년 1차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정기모집 공급주택 목록./사진=LH청약센터 |
실제로 5가구를 모집한 영등포구 '여의도써밋'은 384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강남 지역 역시 서초구 양재동 '서원빌' 29대 1,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람하우징' 49대 1, 송파구 가락동 '리치하우스' 46대 1 등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강동구 49가구 △강서구 1가구 △구로구 4가구 △금천구 2가구 △노원구 4가구 △도봉구 10가구 △동대문구 1가구 △마포구 3가구 △성북구 6가구 △양천구 4가구 △영등포구 5가구 △종로구 33가구 △중구 4가구 △중랑구 9가구 등 공급 지역이 넓게 분포돼 다양한 수요를 흡수 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서울 지역에서 진행된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정기모집과 비교해 봐도 올해 1차 정기모집에서 주택 분포 범위 확대되고 업무지구 및 강남 지역 매물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LH는 지난해 12월 2021년 4차 청년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을 통해 서울 지역에 90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을 진행했다. 지역별로는 △강서구 27가구 △금천구 3가구 △서초구 20가구 △송파구 10가구 △강동구 11가구 등이 포함됐다.
◆주택품질 개선에 입지·내부사진 등 다양한 정보 제공까지
LH는 이번 매입임대주택 공급에서 학업·취업 등의 사유로 이주가 잦은 청년층의 입장을 반영해 임대주택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청년 매입임대주택 입주를 신청했다고 밝힌 30대 A씨는 "회사가 위치한 강남과 가까운 양재역 인근에 매입임대주택이 다수 공급돼 알아보니 의외로 인테리어도 신축 오피스텔처럼 깔끔하고 1인 가구가 생활하기 불편하지 않은 '풀옵션'으로 나와 있었다"라며 "이 지역에 이와 같은 임대료의 전셋집는 찾을 수가 없고 월세도 너무 비싸 매입임대주택에 입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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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 2022년 1차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정기모집을 통해 공급된 서울 시내 한 임대주택에 대한 홍보물./사진=LH청약센터 |
LH는 이와 같은 개선된 임대주택의 품질을 수요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수요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임대주택 정보의 양과 질이 개선되며 완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LH는 지난해 4회에 걸친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정기모집 당시 제공했던 주택별 정보에 더해 이번에 공급된 매입임대주택에서는 수요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주택 정보의 양을 대폭 늘렸다. LH 청약센터에서 각 주택별 위치도, 인근 입지 및 교통 여건, 주택 평면도, 세대 내부 인테리어 사진 등이 공개돼 수요자 선택의 폭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LH 관계자는 "수요자들에게 매입임대주택 관련 더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매입임대주택 공고에는 주택별로 내부 사진 등을 포함한 팜플랫 홍보물을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차에 이어 올해 3차례에 걸쳐 총 1만8000여가구에 대한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을 실시할 계획"라고 말했다.
LH는 서류 심사를 통해 내달 31일 1차 정기모집 매입임대주택 당첨자를 발표할 예정이며 입주는 오는 6월 말부터 진행될 계획이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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