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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구단주 찬스' SSG 돌풍, '용진이 형'이 던진 현란한 변화구
석명 부국장 | 2022-04-21 07:59

 
석명 연예스포츠팀장
[미디어펜=석명 연예스포츠팀장] 2022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의 개막 초반 SSG 랜더스 돌풍이 거세다. SSG는 개막전부터 거침없는 10연승을 내달렸고, 연승이 끊긴 다음 곧바로 또 3연승도 했다. 


SSG 돌풍의 원동력으로 '구단주 찬스'를 빼놓을 수 없다. 


SSG 랜더스라는 프로야구팀이 등장한 것은 1년 남짓밖에 안된다. 지난해 1월말 신세계그룹이 인천 연고의 SK 와이번스 인수를 전격 발표했고, 일사천리로 구단 인수와 창단 작업이 진행됐다. 3월초 구단명이 SSG 랜더스로 확정됐으며, 3월말 창단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그렇게 SSG는 2021시즌부터 '쓱~' KBO리그 멤버가 됐다.


창단 첫 해 SSG는 정규시즌을 6위로 마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창단 두번째 시즌인 2022시즌을 앞두고 SSG는 나름 알차게 전력 보강을 해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개막 초반 상황은 기대 이상이다. 연승 바람을 타고 SSG는 리그 선두를 질주, 일찌감치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SSG 창단을 진두지휘하고, 1년여 만에 강팀으로 만들어놓은 구단주가 바로 야구팬들에게 친숙하게 '용진이 형'으로 불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정용진 구단주는 야구에 대한 상당한 애정을 갖고 SSG 랜더스를 이끌고 있다. 또한 '용진이 형'은 센세이셔널한 행보로 야구팬들 사이에 회자될 숱한 화제를 양산했다.


 
SSG 창단 후 제1호 영입선수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SSG 1호 영입선수가 추신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한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낸 추신수를 국내로 불러들여 SSG 유니폼을 입힌 것은 정 구단주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추신수가 SSG는 물론 KBO리그 전체에 끼친 선한 영향력은 야구팬들이 익히 아는 바다.


'용진이형 상(PLAYER OF THE GAME)'을 제정(?)해 팀 승리의 주역이 된 선수들에게 깜짝 선물을 쏘고,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박종훈과 문승원을 초대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대접하며 건강한 복귀를 격려하고, 프로야구계 선배팀이자 유통계 라이벌인 롯데의 신동빈 구단주를 향한 도발로 SSG 붐업에 앞장서고, 팀 내 예비 FA 선수들(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에게 미리 다년계약을 제시해 거액을 안기며 충성도 높은 'SSG맨'들을 만들고, 절묘한 타이밍에 역대 최고 대우(총액 151억원)로 김광현을 복귀시켜 SSG 유니폼을 입히며 단번에 에이스 고민을 해결하고, 40억원을 들여 홈구장 라커룸을 메이저리그급으로 꾸며 선수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고.


구단주의 선수단에 대한 이런 애정 공세가 팀을 저절로 강하게 만든 복합적인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정용진 구단주는 SNS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다른 팀 구단주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SSG가 10연승으로 역대 개막 최다연승 타이기록을 세우자 정용진 구단주는 창단 당시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직접 마운드에도 올랐다. "SSG가 10연승을 하면 시구를 하겠다"고 했던 정 구단주는 1년 만에 10연승이 현실화되자 지난 16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 시구자로 나섰고, 끝까지 경기를 관전하며 응원했다. 이 역시 팬들과 소통의 일환인 것은 분명하다.


 
SSG의 10연승을 기념하기 위해 시구자로 나선 정용진 구단주. /사진=SSG 랜더스


정용진 부회장이 구단주로서 던진 새로운 구질의 '현란한 변화구'에 많은 야구팬들은 환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용진이 형' 이전에 '택진이 형'이 있었다.


어렵게 제9구단 NC 다이노스를 탄생시킨 김택진 구단주(NC소프트 CEO)도 야구와 구단에 대한 애정, 팬들과의 소통 등에서 기존 구단주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NC는 신생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좋은 지도자와 선수들을 불러모으는 노력을 많이 했다. 김택진 구단주의 지원 덕에 NC는 일찍 강팀으로 자리잡았다. 2019시즌을 앞두고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를 당시로서는 역대급 계약(4년 125억원)으로 FA 영입했던 것이 2020시즌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결정적인 원동력이 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NC가 우승한 뒤 선수들이 '택진이 형'과 '집행검 세리머니'를 한 장면은 오래토록 기억될 것이다. 구단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해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이며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팬들에게는 더욱 친숙한 구단주로 다가섰다.


그런데 2020시즌 우승팀 NC는 지난해 9위로 추락했다. 이번 시즌 역시 NC는 최하위권에서 시즌 개막 초반을 보내고 있다.


NC가 왜 이렇게 추락했을까. 지난 시즌 '방역수칙 위반 술자리 파문'이 KBO리그를 강타했다. 몇몇 구단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는데, 가장 중심에 놓여 있던 팀이 NC였다. 팀 전력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 4명(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이 한꺼번에 이 사건과 연루돼 거센 질타도 받고 징계도 받았다.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까지 불렀다. 이들은 KBO 징계가 끝났지난 구단 자체 징계가 남아 있어 박석민을 제외한 3명이 5월초, 박석민은 6월에나 1군 복귀가 가능하다. NC가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든 이유다.


창단 첫 우승도 하고 신흥 명문으로 자리잡는가 했던 NC가 핵심 선수들의 일탈로 휘청이고 있다. 


구단주가 아무리 열정적으로 애정과 지원을 쏟아붓는다고 해도 구성원들이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구단주 찬스'가 만사형통의 보증수표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례다.


근래 들어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각 층에서 '아빠 찬스'를 비롯해 'OO 찬스'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인다.


 
승리 후 기뻐하는 SSG 선수들. /사진=SSG 랜더스


하지만 프로스포츠 팀에서의 '구단주 찬스'는 긍정적인 면이 대부분이다. 프로팀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가 좋은 구성원들이 모여 우승을 목표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팬들의 사랑과 인기를 누리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구단주가 선수단에 (간섭이 아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는데 누가 뭐라고 할 것인가. SSG를 보면 알 수 있다.


다만, 경계해야 할 일도 있다. 구단주가 선수단 구성과 인프라 구축 등으로 좋은 여건을 만든다 하더라도 구성원이 제 몫을 못하거나 일탈 행위가 나온다면 효과는 반감된다. NC를 보면 알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선수들 술자리 파문,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의 부진 등이 맞물려 프로야구 인기가 많이 줄었다. '택진이 형'이 끌고 '용진이 형'이 밀며 프로야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것처럼 또 다른 'OO이 형'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단주 찬스'가 특정팀의 전유물이 아닌, 각 팀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편적 카드로 자리잡을 때면 KBO리그의 위상도 더욱 공고해지지 않을까.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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