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개발·독자 기술 및 제조 공법 활용
고려아연 손잡고 전구체 합작사 설립
[미디어펜=나광호 기자]CATL 등 중국계 전기차배터리 업체들의 급격한 상승세에 맞서 LG화학이 K-배터리 경쟁력 향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독자 기술 및 제조 공법을 활용해 개발한 난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은 1000℃ 환경에서 400초 이상 열폭주에 의한 화염 전파를 방지할 수 있다.

   
▲ LG화학 연구원들이 특수 난연 플라스틱 소재를 살펴보고 있다./사진=LG화학 제공

이는 일반 난연 플라스틱 성능을 45배 가량 상회하는 수치로, 배터리팩 커버에 적용하면 화재 발생시 운전자가 대피할 시간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열폭주는 전기차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배터리셀에 가해진 스트레스로 열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과전압·과방전 등으로 배터리 내부 온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불이 나지만, 물과 반응성이 높은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 물을 활용한 소화가 쉽지 않다.

LG화학은 양산체계 구축을 완료한 상황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외에서 특허 출원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자동차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분야에도 소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과 전구체 합작사(JV)를 만드는 등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배터리 밸류체인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7월 JV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올 상반기 안으로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양사는 올해 안으로 온산공단에 2만톤급 공장을 착공한 뒤 2024년부터 제품을 생산한다는 방침으로, 이번 합작법인이 출범하면 니켈-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완제품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밸류체인이 완성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려아연 자회사 켐코가 니켈을 황산니켈로 가공한 뒤 합작법인에서 전구체를 제조하고, 이를 LG화학 자회사 LG BCM에 넘겨 생산한 양극재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가격경쟁력 및 공급안정성 확보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니켈 등의 광물을 혼합해 제조하는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지만, 수입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사진=미디어펜

최근 LG에너지솔루션·포스코홀딩스·LX인터내셔널·화유코발트와 'LG컨소시엄'을 구성,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업체 안탐 및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논바인딩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이들은 광물·제정련·전구체·양극재·셀 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전략으로, 90억달러(약 11조772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채굴량 1위 국가로, LG컨소시엄은 경쟁력 있는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배터리 사업 역량과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니켈 함량 90% 이상의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퍼지면 화재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소재에 대한 니즈가 확산될 것"이라며 "광물 확보를 통한 가격 인상 억제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