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에 치킨값도 올라
'팜유 대란' 길어지면 라면가격 인상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지난해 말부터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식품·외식 가격 인상이 최근 들어서도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일 때는 물류대란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라더니,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는 폭발하는 소비 심리를 겨냥하는 것 같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2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배달비와 외식업체들의 제품 가격이 잇달아 오르며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추세다. 최근에도 치킨, 과자 등이 가격이 올라 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사진=미디어펜DB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은 이달 12일부터 배달 거리 산정 기준을 내비게이션 상 거리로 바꿨다. 출발선에서 목적지까지 일직선으로 쭉 그었던 이전보다는 배달료가 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는 오는 5월 2일부터 제품 가격을 2000원씩 올린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도 평균 19.5% 인상하기로 했다.

BBQ는 “최근 배달앱 수수료 등 패밀리(가맹점) 부담 가중 및 국제 곡물, 제지 등 원부재료와 국내외 물류비, 인건비 급등에 따라 더 이상 버텨내기 어렵다”며 “지난해 11월부터 모든 외식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가격을 동결해 왔다”고 설명했다.

식품업체들도 연달아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국제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거의 모든 제품의 제조원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빙그레는 지난해 투게더·메로나 등 아이스크림 유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올해는 쥬시쿨·요구르트 등의 유제품 가격을 올렸다. 롯데제과도 이달부터 빼빼로 등 일부 초콜릿과 빙과류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초 소주와 맥주 가격을 모두 올린 주류 업계는 오프라인 매장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팜유 대란’으로 식품업계가 또 한 번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 28일부터 팜유와 팜유 원료 물질의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내 식품 물가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팜유는 라면이나 과자·빵 등 가공식품에 주로 쓰인다. 인도네시아가 세계 팜유의 약 60%를 생산하는 수출 1위국이다.

다만 농심과 오뚜기 등 국내 식품업계는 대부분 인도네시아산이 아닌 말레이시아산 팜유를 사용하고 있다. 최대 6개월까지 비축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팜유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당장 식품 가격 인상 등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식품업체들이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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