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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의 광화문] 지방선거보다 지방분권이 먼저다
편집국 기자 | 2022-04-29 15:41

 
미디어펜=김진호 부사장
국회의원과 시장 중 어떤게 매력있을까? 예산부터 외교·안보까지 국정을 다루며 300명이라는 희소성에 각종 특혜가 현존하는 국회의원은 여전히 정치지망생에게 지상최대 목표이자 성공의 상징이다. 7전8기로 금배지를 다는가 하면 평생 출마를 업(業)으로 삼다가 끝내 여의도 입성에 실패하고 재산을 날린 사연은 널렸다. 


요즘은 뜸하지만(?) 국회의원 공천이나 비례후보 자리를 받기 위해 수십억 원 혹은 100억 원대 헌금을 했다는 이야기는 실제한다. 비례후보 앞자리 순번을 받으려고 공천 막바지에 이루어지는 배팅은 수많은 전설을 만들어냈다.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당 요직은 실세로 통하고 실세와 사이에 다리를 놓는 거간꾼에게도 수억 원씩 전달되는 후진적 구조가 역설로 국회의원 자리의 인기를 설명한다.


요즘도 그럴까? 국회의원과 시장을 모두 경험한 K에게 소박한 자리에서 물을 기회가 있었다. 수도권 기초자치단체 시장을 경험한 그는 당선이 보장된다면 시장을 하겠단다. 가장 큰 이유는 견제 받지 않는 권한 행사였다. 국회의원의 경우 다선 거물이거나 소관 상임위원회를 휘어잡을 실력이 부재하면 개밥의 도토리라는 푸념이다. 


국정감사 시기가 돼야 장관 얼굴을 볼 수 있고, 국장급이상 고위공무원도 "만나 줬다"는 인사치레 면담이 대부분이라는 한숨이다. 지역민원 해결을 위해 을(乙)로 변신케 되는 과정 설명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또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의 압박이 점증하고 있어 '국회의원 빽'이 사실상 멸종했다는 하소연이다. 물론 당 지도부나 중진 국회의원의 경우 예외는 있겠지만.


반면 시장의 경우 조직에 대한 장악력과 권한 행사에 거의 한계가 없단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구조는 모든 권한이 시장에게 집중돼 있다. 그야말로 '제왕적 시장'이다. 지방의회가 있지만 국회와 다른 미미한 권한과 전문성 부재로 대부분 시장의 베푸는 시혜에 기대는 상황이다. 개인 비리가 아닌 행정적 권한행사에는 거의 책임을 지는 경우가 없다. 시장의 초법적 권한 행사로 민원이 야기돼도 거의 예외 없이 관련 공무원의 귀책으로 이어진다.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공식명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이들 선출직에 지방분권과 우리 삶의 질이 달려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K가 귀뜸한 시장직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선거자금 대체효과다. 국회의원 시절 국비로 보조된다고 하지만 홍보물 제작, 국정보고, 지역민 접촉 등에 알게 모르게 개인자금이 많이 들어간다. 법적으로 규정된 공식 자금(후원금 포함)은 규정대로 사용해야 하고 위반시 엄청난 제재가 뒤따른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정치행위에는 비공식적 자금이 수반되는데 웬만한 재력가가 아니면 해결이 쉽지 않다. 


반면 시장의 경우 평소의 행정행위가 곧바로 선거운동이다. 국회의원과 같이 여의도로 틈을 벌릴 필요 없이 시민이자 유권자와 소통이 원활하다. 시정홍보자료가 곧 시장의 홍보자료이고 복지시설방문이 유권자 스킨십이다. 시비로 장학금을 지급하지만 받는 쪽에서는 시장 개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선거운동 요람에 나오는 모든 행위를 공적 자금으로 갈음된다. 


국회의원과 누릴 수 없는 최고의 특혜는 앞서 꼽은 워치독(Watch-dog)의 부재다. 지방의회는 물론 지방언론까지 권한을 독점한 시장과 적대적이어서는 생존이 어렵다. 그러니 견제도 없고 감시도 없다. 심한 경우 시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아픈 곳을 싸매주는 충성경쟁까지 벌어져 여론을 왜곡한다. 여기에 지방권력에 기생하는 지역유지들의 행태야 말해서 무얼 하겠는가.


해결책은 있다. 분권(分權)이다. 지방의회에도 국회와 유사한 예산심의권을 주고, 전문보좌인력도 보강해야 한다. 예산 역시 독립적 지위보장을 위해 교부금지원 형태가 아닌 국가예산 배정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이는 헌법에 명시된 지방분권을 위한 핵심 내용이다.


헌법이 명시한 지방분권을 과거 정부들도 한결같이 약속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그동안 중앙 정치와 정부는 준비 부족을 이유로 지방분권의 완전한 실현을 계속 미루어왔다. 지방이 지방을 운영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재부족, 자본부족, 시스템부족'이라는게 중앙의 논리다. 


하지만 인재부족은 개국 이래 계속돼 온 중앙 집중적 국정운영이 가져온 필연적 결과다. 자본부족은 인재가 집중된 중앙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권한을 쥐고 있으니 돈이 쏠릴 수밖에 없다. 시스템부족은 지금이라도 먼지가 쌓여 국회 창고에서 나뒹굴고 있는 관련 법안을 입법하면 해결된다. 


이 같은 해법은 정치 초년생도 알지만 이해(利害)를 함께하는 중앙권력의 헤게모니가 지방정치를, 우리 삶의 질을 망치고 있다. 부실한 지방권력을 분해하고 새롭게 지방자치를 세울 수 있다면 당장 내일 아침부터 우리 삶은 변화를 맞게 될 것이 분명하다.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공식명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등 광역자치단체장 17명과 교육감 17명을 선출한다. 동시에 기초자치단체장 226명, 시·도의회 의원 824명, 구·시·군의회 의원 2,927명도 뽑는다. '제주특별법'에 따라 제주도만 5명을 뽑는 교육의원을 포함하면 모두 4,016명을 투표로 결정하는 매머드급 선거다. 이들 선출직에 지방분권과 우리 삶의 질이 달려있다. /미디어펜= 김진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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