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5월과 9월 순차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하면서 국제무대에 정상적으로 데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14일 김 제1위원장을 오는 9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공식 초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홍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 제1위원장의 초청 사실을 묻는 질문에 “중국은 이미 모든 관련국 지도자들과 국제조직에 초청장을 발송했다”고 답해 북한과도 김 제1위원장의 방중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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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의 최대 명절이라는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계기로 북한에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 맹세 등 김정은 띄우기가 한창이다.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도 넉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사진=KBS 캡처 |
앞서 러시아 정부도 오는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전 기념행사에 김 제1위원장을 초청했다고 밝혔으며, 최근 북한의 고위급 당국자들이 잇따라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북러 정상회담이 관측됐다.
그동안 북한의 정상외교는 중국을 첫 상대로 삼아온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예단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최룡해 북한 당 비서가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했고, 이때부터 북러 간 정상회담이 예견돼왔다.
그동안 북한에 싸늘하기만 한 것으로 비쳐지던 중국이 김 제1위원장을 공식 초청한 것을 두고 북한의 ‘중국 길들이기’가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전부터 북한은 중국 혹은 러시아를 자극하기 위해 대중·대러 외교전략을 번갈아 구사해온 만큼 이번에 2차대전 승전 기념행사가 호기가 됐다는 판단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국을 견제하면서 남한까지 자극해 동북아 지역에서 외교력을 과시할 수 있다.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압박 등으로 북한과 소원했던 중국으로서도 자연스러운 기회에 김 제1위원장을 초청해 부담을 덜 수 있다.
전통적인 북방 3각 즉, 북중러 구도가 부활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러시아로 이미 출국했거나 출국할 예정인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면면이 눈에 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자 보도에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인민군 대표단’의 단장 자격으로 러시아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또 로두철 내각 부총리는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별도의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를 향해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담당 외교관인 궁석웅 외무성 부상도 이번주 내로 러시아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러 간 고위급 대표단의 군사·경제 협력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 중 북러 간 논의될 군사협력은 북한 대공방위체계의 재정비가 될 수 있다는 한 대북 전문가의 관측이 나왔다. 남한과 미국을 겨냥하는 방위체계를 현대화시키기 위한 요격용 무기와 잠수함 현대화를 논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전문가는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요격용 미사일의 대수를 늘리는 것과 구형 잠수함의 현대화 논의가 러시아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김 제1위원장 입장에서는 푸틴이 집권하는 동안 군사협력을 강화시키고 방위체계의 현대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사이의 돈독했던 관계를 이어나갈 필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신형 무기를 수입하는 비용 지불 방식도 나진·하산 경제권을 더 많이 양보하는 방식이나 장기 분할 지불 등 편의를 보장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