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사서 '자유' 35번 언급
"민주주의 위기·반지성주의, 자유 확대로 극복해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저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

10일 오전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의 첫 일성은 묵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 일성을 시작으로 취임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취임사에서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큰 고통을 감내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며 "헌신해주신 의료진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국내적으로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의 심화와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공동체의 결속력이 흔들리고 와해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또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며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이 우리가 처해있는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할 수 있다"며 "저는 이 순간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책임을 부여받게 된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위대한 국민과 함께 당당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바로 자유이다,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며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고 덧붙였다.

   
▲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연도의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하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자유는 보편적 가치"라며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일갈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사에서 계속해서 '자유의 가치'에 대해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다"라며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런 것 없이 자유 시민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되거나 자유 시민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한다"며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5월 10일 국회에 마련된 취임식장으로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자유에 이어서 윤 대통령이 이날 취임사에서 강조한 것은 바로 '성장'이라는 키워드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나라는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저는 이 문제를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며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의 자유를 확대하며 우리의 존엄한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를 "저는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