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 9%…한국형 순환경제 이행계획·클러스터 조성 등 민관 노력 잇따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플라스틱과 관련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최된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 175개국이 참석했으며, 2024년말까지 플라스틱 전 수명주기를 아우르는 첫번째 국제협약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이 2000년 2억3400만톤에서 2019년 4억6000만톤, 폐기물 발생량도 같은 기간 1억5600만톤에서 3억5300만톤으로 급증한 데 반해 재활용률이 9%에 불과한 것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 롯데자이언츠 마스코트들이 자원순환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유니폼을 입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분리배출하고 있다./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으로, 폐페트병을 수거한 뒤 친환경 가방·신발·노트북 파우치를 비롯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2030년 리사이클 플라스틱 판매량을 100만톤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재활용 소재 범위도 폴리에스테르(PET)·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 등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롯데자이언츠 선수단이 부산 지역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한 유니폼을 착용하기도 했다.

SK지오센트릭은 2025년까지 울산에 6만5000평 부지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간 열분해유 15만톤 후처리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입되는 폐플라스틱은 20만톤 상당으로, SK지오센트릭이 개발한 열분해유 방법론이 환경부 인증을 받기도 했다.

열분해유는 비닐을 비롯한 폐플라스틱을 소각하는 대신 무산소 상태에서 300~500℃로 가열해 제조한 정제유로, 후처리를 통해 납사·경유 등의 석유화학 제품으로 재활용 가능하다. 

SKC의 경우 국내 최초의 게임형 플라스틱 정보 플랫폼 '마이 그린 플레이스'를 통해 분리배출 방법을 소개하는 등 일반 소비자들의 플라스틱 저감을 돕고 있다. 또한 '라이멕스'를 비롯한 친환경 생분해 소재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사업도 준비하는 중이다. 

   
▲ 재활용 폴리에틸렌(PE) 소재로 제조한 산업용 포장백/사진=한화솔루션 제공

LG화학은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OTHERS 화장품 외용기를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로 대체하려는 방침으로, 소재-제품-수거-리사이클로 이어지는 플라스틱 자원 100% 순환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LG화학의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제품을 CJ대한통운이 수거한 뒤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한화솔루션도 포장재 시장을 중심으로 자원순환 생태계 저변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우선 여수와 울산공장에서 출하되는 자사 제품에 재생 PE를 적용한 포장백을 사용하고, 2030년까지 고탄성 화학 소재(EVA) 등에 쓰이는 산업용 포장백의 80%를 이 소재로 전환하기로 했다.

재생 PE는 각종 폐기물에서 추출한 폐플라스틱을 가공한 것으로, 한화솔루션은 생필품 포장재와 화장품 용기 등에 사용 가능한 맞춤형 소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포장재·소비재·섬유 등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재활용되지 않은 물량은 매립 및 소각을 비롯한 방식으로 처리되는 탓에 자연과 사람 모두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리사이클 확대는 폐기물 처리·오염 복구를 위한 비용도 절감하는 등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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