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쟁 장기화로 LNG값 급등
조 단위 영업손실 vs 영업이익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연료값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16조4641억원·7조789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1%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것이다. 당기순손실도 5조9256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전환했다.

   
▲ 한전 나주 본사/사진=한국전력공사

매출의 경우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4.1%에서 78.4%로 늘어난 덕분에 전기 판매량이 4.5% 상승, 관련 수익이 1조848억원 향상됐다. 그러나 연료비 인상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탓에 수익성 개선에 제한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및 기타영업비용 등 영업비용이 9조7000억원 가량 불어났다. 올 1~3월 LNG값(톤당 132만7500원)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유연탄(톤당 260.6달러)도 191% 높아졌다. 이에 따라 계통한계가격(SMP)도 킬로와트시(kWh)당 76.5원에서 180.5원으로 급증했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발전량이 늘어나면서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 저하로 이어졌고, 신재생에너지의무공급(RPS) 이행비용이 9%에서 12.5%로 높아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태양광 정산단가가 올 1월 kWh당 149.9원에서 2월 195.1원으로 오르는 등 재생에너지 전반에 걸쳐 가격이 인상됐는데, 이들 발전설비에서 나온 전력을 구매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국민 부담을 이유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3원 인상을 유보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실적연료비에서 기준연료비를 차감한 변동연료비 값에 변환계수를 곱한 것으로, 변환계수는 전력 1kWh 생산에 필요한 연료투입량을 토대로 계산된다.

앞서 한전은 소비자 보호장치 등을 고려해 3.0원 인상을 제시했으나, 실제 단가가 33.8원이라는 점에서 전기를 팔수록 손해보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토대로 한전의 올해 적자가 17조원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가스공사 대구 본사/사진=한국가스공사

반면, 가스공사는 LNG 발전단가 상승을 비롯한 요소로 매출 14조원·영업이익 9126억원 등 당초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실제로 한전이 올 1분기 LNG복합화력발전소에서 나온 전기를 구매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9조9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조원 이상 늘어났다.

국내 도매사업으로 거둔 수익은 8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개선됐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운전자금이 증가한 영향으로, 요금기저와 보장받는 이익이 확대되는 구조가 생성됐다. 특히 올해 요금기저는 25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원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수금(약 5조5000억원)이 전분기 대비 3조원 이상 많아졌으나, 이번달 민수용 가스요금이 8~9% 인상되면서 이를 일부 회수할 수 있게 된 것도 언급되고 있다.

우즈벡 수르길 프로젝트가 폴리머 강세에 힘입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호주 GLNG도 판가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급증하는 등 해외 프로젝트도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2분기에도 호주 프렐류드 프로젝트가 상업생산 재개를 앞세워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는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는 등 국제유가 상승의 수혜를 입고 있다"면서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차질로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유가가 이어지는 중으로, 지난해 못한 손상차손 환입도 진행하는 등 올해 실적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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