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99% 이상 폭락…당국도 '긴급 동향점검' 나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가상자산 '루나 코인'의 상장폐지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며 가상자산 시장은 물론 증시에까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른바 ‘코인 시장’에 대한 신뢰성이 심대하게 훼손됐다는 지적과 함께 기존 자본시장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도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가상자산 '루나 코인'의 상장폐지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며 가상자산 시장은 물론 증시에까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6일 가상자산시장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했던 가상화폐 루나 ‘상폐 사태’의 여진이 계속 해서 이어지고 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의 30살 청년 권도형(도권)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다. 

테라USD(UST)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루나가 바로 테라의 가치를 보정해주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자매 코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UST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루나도 급락했고, 다시 UST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시작되면서 문제가 일파만파 커졌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원화 가치로 10만원 대에 거래되던 루나는 현재 99% 이상 폭락해 지난 13일에는 ‘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업비트와 빗썸을 포함한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일부 해외 거래소는 루나를 상장 폐지한다고 공지했다.

이날 오후까지도 계속 거래되고 있는 루나의 가치는 개당 11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가치가 등락을 반복하는 이유는 상장 폐지 직전까지 차익을 얻으려는 단타 거래가 계속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대장 코인’인 비트코인은 물론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파급 효과를 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원화로 4000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 11일 무렵 하락한 비트코인은 약 9개월 만에 처음으로 4000만원선이 깨진 상태다. 루나·테라 급락 사태가 불거진 지난 12일에는 3700만원 정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미 문제는 제도권 안으로까지 번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긴급 동향 점검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주요국들의 가상화폐 관련 법률 제정 추이를 보면서 당국 역시 소비자보호를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내년에 만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기업 테슬라의 주가에도 영향이 있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 주가는 728달러로 거래를 마쳤는데, 장중 한때 주가는 680달러선까지 밀리며 지난 8개월간 최저가까지 떨어졌다.

이번 사태의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비트코인‧이더리움 정도를 제외한 알트코인 전체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을 입힌 사건”이라고 정리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과 코인 투자를 함께 하고 있었던 만큼 주식투자 심리에도 크고 작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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