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원자재·반도체난 '3중고' 극복 못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지난 1분기 국내 타이어 3사는 물류, 원자재, 반도체난 등 3중고를 겪으며 실적이 악화됐다. 이런 양상은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매출 1조7906억원, 영업이익 1260억원 등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2% 감소했다.

   
▲ 포르쉐 타이칸./사진=한국타이어 제공.

금호타이어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387억원, 영업이익 5억원 등의 실적을 최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적자를 벗어났지만 영업이익 규모가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넥센타이어 1분기 매출은 5329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신장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42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3사는 공통적으로 △지속적인 원자재값 상승 △국내 공장 수익성 악화 △물류 비용 급증 △신차 생산 지연 등을 1분기 수익성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타이어 3사가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글로벌 악재로 발생한 ‘3중고’가 꼽힌다. 

글로벌 해운 대란으로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초 2870포인트에서 올해 초 5000포인트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더불어 제조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의 가격도 지난해 1월 100㎏당 140달러대를 형성하다가 올해 2월 190달러대에 육박하는 등 1년 동안 약 35% 급등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해 자동차 생산차질은 세계적으로 1000만대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타이어 3사는 수익성 높은 18인치 이상 타이어 등 고인치 타이어 매출 비중을 확대하고, 전기차 타이어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대응책을 내놓았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18인치 이상 초고성능 타이어의 판매비중이 전년보다 3.1%포인트 증가한 약 37.7%를 차지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와 질적 성장을 만들었고,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고인치와 고성능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결국 이같은 노력에도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영업이익 하락세를 피하지 못한 셈이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유럽 등 해외에서 타이어 판매 증가세가 이어졌고, 해외공장 증설과 임금·단체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발빠르게 자리를 마련한 탓에 파업없이 무난히 넘겨 분위기 반전을 한 모습니다.

국내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국산 타이어 업체들의 기술력 및 브랜드 파워가 많이 올라간 상황인 만큼 지속적인 판매 확대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며 "원자재 수급 문제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운임 부분은 2분기 이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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