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kg 판매시 2000억 규모 수익 창출…폴란드 신규 원전 건설 수주전 참여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연료값 급등으로 발전공기업 실적 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이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올 1분기 매출 3조498억원·영업이익 656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2201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337억원으로, 같은 기간 2302억원 줄었다.

   
▲ 한수원 경주 본사/사진=한국수력원자력

이는 연료값이 오른 반면, 정산단가가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우라늄값은 지난해 1월1일 파운드당 30달러에서 지난 3월말 60달러선으로 높아진 반면, 원자력 정산단가는 지난해 1분기 평균 킬로와트시(kWh)당 70원 수준에서 올 1분기 62.9원으로 하락했다. 

한수원은 삼중수소 상업화 등을 계기로 이같은 상황을 뒤집는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해부터 민간업체와 손잡고 삼중수소 저장·운반용 용기 제작과 안정성 시험 및 판매 계약조건 협의 등을 진행하는 중으로, 올 하반기 판매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방사성 물질의 일종인 삼중수소는 핵융합발전의 핵심원료로, 산업·군사용 뿐 아니라 자체 발광 특성 때문에 의료·화학·연구용으로도 쓰인다. 바닷물만 있으면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그간 탈원전 기조 때문에 삼중수소를 활용하지 못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수출을 통해 국부유출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4월 기준 한수원이 보관 중인 삼중수소는 5.7킬로그램(kg)으로, g당 3300만~3500만원 수준의 판매단가를 적용하면 2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최근 남요식 성장사업본부장이 폴란드에서 신규 원전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사업제안서도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수주활동에 돌입하기도 했다.

체코 등과 함께 K-원전 수출대상국으로 꼽히는 폴란드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대체를 위해 신규 원전 6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한국·미국·프랑스에게 사업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크르치초프 스지만스키 폴란드 기후환경부 원자력국 전략규제과장이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2022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폴란드는 2043년까지 1~1.5기가와트(GW)급 원전 6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의 가격경쟁력이 가장 높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것이다. 

한수원은 국내·외에서 12.1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도 구축한다는 방침으로,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해외 재생에너지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발전소 등 에너지설비의 안전을 확보하고, 기술·인력 교류 등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원전 수출대상국들이 탈원전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나, '원전 최강국 건설'을 기치로 내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같은 우려가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소융복합사업 등 수소 관련 미래먹거리를 육성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