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빈 올해만 2차례 가격 인상..."줄인상 신호탄"
밀, 팜유 주재료 라면·제과업계도 가격인상 고심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밀, 팜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식품업계 고민이 깊다. 원가압박이 커 수익성을 유지하기 힘든데다, 잦은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반발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17일 식품업계는 “올해 1분기까지 이미 한 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또 한 번 가격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 모았다. 지난해부터 급등한 원재료 가격이 끝을 모르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형편이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국 소비자 부담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 주말 연휴 대형마트 계산대에 소비자들이 줄 서 있다./사진=홈플러스 제공


실제로 커피빈코리아의 경우 올해만 커피 가격을 연달아 두 차례 올렸다. 지난 2월에 이어 이달부터 시행한 가격인상으로 아메리카노 1잔 가격이 5000원을 돌파했다. 

커피업계에서는 커피빈이 신호탄을 쐈을 뿐, 예상된 수순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 물류비 증가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지난해부터 국제 원두 가격 상승이 지속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 들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국제 원두 가격의 기준인 커피c 선물 가격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올랐다.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이전 원두 수입물량이 남아있어 버티고는 있지만, 수입가격이 오른 이후 들여온 원두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커피 가격 줄인상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커피 원두 같은 경우 수확철이 지나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졌는데, 올해는 그런 보편적인 현상도 없다”며 “곡물시장 투기세력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밀과 팜유 등을 주재료로 삼는 식품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여파도 커지고 있다. 전세계 밀 수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제시장 공급량이 줄었다. ‘식량안보’를 이유로 주요 생산국들은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기에 나섰다.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는 지난 14일 전날 밤을 기점으로 밀 수출을 전격 금지하고, 중앙 정부의 허가 물량만 수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밀은 대부분 미국과 호주, 캐나다 산이다. 팜유는 말레이시아 산을 쓰고 있다.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쇄작용을 대비해야 한다는 게 업체들의 입장이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7일 “라면과 스낵의 주요 원재료인 소맥뿐만 아니라 팜유, 포장재 등의 원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2분기부터 원가 부담이 심화될 것”이라며 “수익성 방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양식품 관계자도 “분기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 이후 밀가루, 팜유 등 원자재 급등으로 지속적인 수익 확보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삼양식품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사업구조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 절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업 부담은 가계 부담 악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물가 급등, 가계 부채 급증에 부동산 가격마저 크게 오르며 가계 부담이 커졌다. 특히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어 가계 이자 부담도 커질 우려가 커졌다. 

특히 국내외 정세에 의한 원가 급등에 따른 유통기업들의 제품 가격 추가 인상은 밥상 물가의 직접적인 인상으로 이어져 가계 부담에 직접적으로 부담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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