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국 도착하자마자 삼성전자 평택 공장 방문
美 최대 투자자 삼성…일할 수 있게 사법리스크 해소돼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20~22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방문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 관심이 많은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해외 최대 투자자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에 직접 응대할 수 있는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법 리스크가 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18일 정치권, 재계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한국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삼성 평택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평택공장은 최첨단 메모리와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이다. 

이날 이 부회장이 직접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정부 입장에선 삼성전자가 최대 해외 투자자이기 때문에 오너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2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6일 밤 UAE(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으로 일부 사업부 임원들과 출장을 위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당시 출장은 매주 목요일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 일정을 피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출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부회장은 미국 뿐 아니라 인도, 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각국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기업인이다. ‘대한민국은 몰라도 삼성은 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상황에서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문제는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국정농단 재판에 연루된 이 부회장은 오는 7월29일 가석방 형기가 만료되지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향후 5년 간 취업이 제한돼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공식 직함을 사용할 수 없는 형국이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 부회장의 사면‧복권을 기대했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른 시일 내에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경영 활동에 제약이 많아지게 된다.

당장 바이든이 평택 공장을 방문하는 날에도 이 부회장이 합류하려면 이날 오전부터 진행되는 재판을 끝낸 후 곧바로 평택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별개로 지난해 4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3월부터는 3주에 한 번씩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심리를 병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취업 제한이라는 리스크에 일주일에 한번씩 또 다른 건의 재판에 참석하다 보면 당연히 일정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 부회장에게 가해진 사법리스크를 해소해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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