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 계약 비율 51.6%
   
▲ 이다빈 건설부동산부 기자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임대차 시장에서 월세의 비중이 전세를 앞질렀다. 우려했던 '월세시대'가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최근 2년간 '임대차 3법'이 초래한 최악의 전세난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뒤따라온 결과로 해석된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서울 지역 임대차 계약 확정일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임대차 계약 중 월세 계약의 비율이 51.6%로 집계됐다. 월세 계약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부여하는 확정일자 기준 등기정보 광장 통계 자료가 공개된 2014년 이래로 9년간 한 번도 없었다.

최근 4년간 임대차 계약 중 월세의 비율을 연도별로 보면 △2019년 41.0% △2020년 41.7% △2021년 46.0% 등으로 가파른 상승을 보이던 중 올해 5.6%포인트 훌쩍 뛴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으로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지면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진 까닭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보유세 부담 증가로 전세보다 월세를 받아 세부담을 전가하려는 집주인의 수요도 맞물린 영향이다.

고점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장기간 이어진 상황에서 월세시대의 도래는 예상했던 결과로 보여진다.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했던 전세 비중이 줄어들고 주거 고정비 지출이 큰 월세 비중이 높아지며 세입자들의 고통이 크다. 

   
▲ 서울 시내 아파트 및 주택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특히 대출규제 강화 기조로 주택 구매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가운데 DSR 규제도 지속되며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젊은 층의 출혈이 크다.

실제로 서울 지역 임대차 거래에서 청년세대 세입자의 월세 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4년간 2030세대 세입자 월세 비중은 △2019년 52.7% △2020년 55.7% △2021년 57.9% △2022년 1~4월 61.7%로 조사됐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3.8%p 뛴 수치다.

같은 기간 50대 이상의 임차인의 비율은 △2019년 31.8% △2020년 29.7% △2021년 27.8% △2022년 23.6%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오는 8월 임대차3법 시행 2년을 앞두고 하반기 월세 비중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새롭게 행사했을때 4년간 상한 5%로 묶일 전세 가격을 반영해 집주인들이 더 높은 가격에 전세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월세시대의 도래가 불가피했지만 세입자들은 선택지가 없었다. 불안한 시장 상황에서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전세 매물이 없어서, 전세 이자 비용이 월세 고정 비용보다 높아져서 하나 둘 씩 월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전세 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임대차3법을 전면 손질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거는 기대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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