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오너경영 전환 이후 적자 지속
LG생활건강, 생수 대신 '유제품' 가능성 찾나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는 푸르밀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LG생활건강이 유제품 사업에 진출하려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 푸르밀 대표 제품들/사진=푸르밀 공식 홈페이지


18일 LG생활건강은 푸르밀 인수설과 관련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해명공시를 통해 밝혔다. 다만 “음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부 언론이 푸르밀이 최근 지분 매각을 위해 LG생할건강 측과 실무진 회의를 했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음료사업(리프레시먼트) 부문을 꾸준히 키워왔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 2009년 다이아몬드 샘물, 2011년 해태음료 등을 인수했다. 

최근 생수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대체재로 유제품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2018년 500억 원을 출자해 울릉군과 함께 합작법인 ‘울릉샘물’을 설립했다. 생수 생산을 위한 공장 완공을 앞두고, 환경부가 지난해 사업 불허 방침을 밝히면서 사업 자체가 중단 위기에 놓였다. 

기존에 생산 중인 ‘강원 평창수’와 ‘휘오 순수’ 생수는 시장 점유율 5% 미만을 넘지 못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17년 12월부터 4년 간 확보했던 제주삼다수 비소매·업소용 판권도 최근 광동제약에 내줬다. 그럼에도 LG생활건강은 음료사업 부문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LG생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어든 1조6450억원, 영업이익은 52.6% 감소한 1756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인 뷰티사업 등이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반면, 음료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 늘어난 3927억 원, 영업이익은 2.6% 증가한 514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가 추산한 푸르밀의 기업가치는 300억~5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롯데우유가 모태인 푸르밀은 1978년 4월 설립했다.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꾸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가, 2018년 초 오너 경영 체제로 원복했다. 고(故)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지난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둘째 아들인 신동환 대표가 경영에 나섰다. 

신 대표 취임 첫 해인 2018년 푸르밀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후 2019년 88억 원, 2020년 113억 원, 2021년 123억 원 등으로 해마다 적자폭이 커졌다.

유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는 서울우유와 매일, 남양 등 대형 3사가 압도적이고 푸르밀은 분유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유가공 제품으로만 수익을 유지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환원유 사태 이후 하락한 브랜드 이미지 탓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2016년 수입 분유로 환원유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에 “축산 농가에 피해를 준다”며 생산 중지를 요청했다. 환원유는 우유를 건조시켜 만든 탈지분유를 다시 물에 녹이고 유지방 등을 첨가해 우유처럼 만든 가공유다. ‘무늬만 흰 우유’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푸르밀은 자사 환원유 ‘밀크플러스’ 제품에 수입 분유 대신 국산 분유를 원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바 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