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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윤 대통령, 지금 지지율은 '단지 숫자인 뿐'이 아니다
이석원 부장 | 2022-05-18 16:42
역대 최하위권 취임 초기 지지율은 현재 대통령을 보는 시민들의 속마음
야당의 협조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속 시민들까지 등돌리면 힘겨운 길 돼

 
이석원 정치사회부장
[미디어펜=이석원 정치부장]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일주일을 넘기고 있다. ‘사상 첫’이라는 수식어가 매우 많이 붙어다니는 대통령이다 보니 ‘신선한 대통령’이라는 평가와 ‘어리숙한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공존한다. 하지만 뭐가 어찌 됐든 윤석열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고, 이는 향후 5년간 변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집권 초반 윤석열 대통령이 안정돼 보이지는 않는다. 집권 초 대통령이야 늘 다소 혼란스럽고, 시행착오가 있을 수도 있고, 특히 지금과 같은 힘겨운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더더욱 출발점이 매끄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점들을 다 양해하고도 윤석열 대통령의 출발은 다른 때보다 더 불안정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불안정하다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는 그의 지지율이다. 물론 여론조사라는 것이 실제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없고, 또 여론조사 기관마다 편차가 있어서 그 중 어느 것을 더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반론은 많지만, 그래도 여론의 흐름을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지표다 보니 부득이 이를 근거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일주일은 불안정하다.


최근 한국 갤럽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첫 주 지지율은 52%다. 그래도 절반 이상의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긍정평가 했다고 자위할지 모르지만, 역대 대통령의 비슷한 기간 지지율과 비교하면 자위할 수준이 아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재13대 노태우 대통령은 57.1%의 지지율을 받았다. 제14대 김영삼 대통령(YS)은 70.3%로 매우 높은 지지율을 얻었고, 제15대 김대중 대통령(DJ)도 거의 비슷한 70.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러서는 다소 하향해 59.6%의 지지율을 얻었고, 바로 전임인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은 무려 84%의 지지율을 받기까지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은 이전 보수 진영 대통령이었던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52%와 같고,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의 44%보다는 높다. 비교하는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이랄까? 하지만 굳이 그들과 비교해야 할까?


직선제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당선 때 득표율보다 훨씬 높은 취임 초기 지지율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국민성이 너그러운 편이기 때문이다. 선거 과정에서는 제아무리 비판하고, 비난하고, 심지어는 욕을 했을망정, 일단 대통령이 된 다음에는 일정 정도의 기대를 갖기 마련이고, 또 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 전임 대통령들의 경우가 그렇다. 노태우 대통령은 대선 때 36.64%만을 득표했고, YS도 41.96%의 득표율에 지나지 않았다. DJ도 DJP연합 속에 당선됐지만 득표율은 40.27%에 불과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들보다는 높다고 해도 절반에 못 미치는 48.91%만을 득표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취임 초반 지지율은 50%를 상회해서 최고 80%가 넘기도 했다.


혹자는 ‘취임 초기 지지율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 중심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취임 초기 지지율은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정부가 국정의 드라이브를 걸 때 지지율은 분명한 추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자칫 취임 초기 누구나 외치는 ‘개혁’을 표방하는데 지지율이 낮다는 것은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고, 대통령의 개혁 추동력의 든든한 ‘뒷배경’이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직면하고 있는 여소야대라는 심각한 의회 상황을 감안하면, 시민들의 지지율은 보통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의회의 조력도 받지 못하고, 시민들의 지지도 얻지 못하는데 무슨 개혁을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는가 말이다. 의회와 시민이 뒷배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밀어붙이는 개혁은 자칫 ‘개악’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독단이나 독재라고 치부될 수도 있는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연금개혁’과 ‘노동개혁’과 ‘교육개혁’을 일갈했다. ‘연금개혁이’야 대한민국 거의 모든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면서도 지난 수십 년 동안 위정자들이 개혁을 외치기만 할 뿐 이루지 못한 아주 골치 아픈 과제다. ‘노동개혁’의 경우도 취임 초 지지율 84%였고 퇴임 때 지지율도 윤 대통령의 현 지지율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결행한 것을 일부 되돌려 놓거나 재고하는 것을 골자로 하기 때문에 노동자가 경제 인구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교육개혁’ 또한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히는 우리에게, 특히 학생인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다. 


 
취임 초기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그 속에 담긴 민심 읽기가 시급하다. 사진은 지난 17일 국회 시정연설 장면./사진=공동취재사진


그래서 윤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이 3대 개혁 과제는 시민들의 지지가 중요하다. 어차피 지금 상태로는 2024년 6월 전까지는 야당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취임 초기 지지율이 이렇게 형편없어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닐뿐더러, 자칫 강행했다가는 어떤 비판, 비난에 직면할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의 취임 초기는 불안하기 이를데 없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이 상황을 상황 그대로 인식하고 있느냐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모습으로는 별로 그래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지지율 조사 결과를 보지 않았거나, 봤어도 무시하거나......그도 아니면 이 지지율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지 못하거나가 아닌가 싶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강행이 우선 그렇다. 


윤 대통령의 정식 출근 첫날 반포대교 일대가 교통지옥이었고, 용산 대통령실 주변도 시위 등으로 교통 혼잡이 빚어졌으며, 12일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윤 대통령이 퇴근한 상황이니 아니니로 야당과 대통령실이 설왕설래하는 그런 상황이 빚어졌다. 교통지옥이 사실이건 아니건, 윤 대통령이 집무실을 떠나 퇴근길에 있었건 없었건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여론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 먹고 있어도 대통령은 직접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사과를 하거나 설득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의 실체 없는 해명은 단지 야당이나 언론과 진실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상대로 진실게임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17일 국회에 출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2일 북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당시 발사된 탄도 미사일에 대해 ”600mm 방사포 3발이었다“고 말했다. 600mm 방사포란 북한의 대남용 단거리 탄도 미사일 KN-25를 말한다. 이전 다른 탄도 미사일이 태평양 저 멀리 괌이나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대한민국 서울이 직접 타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그런 미사일이라는 뜻인데, 국방 장관이라는 사람은 ”대통령께 직접 보고할 사안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또 이런데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의 퇴근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밤 늦게까지 잡무 중이었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다. 그리고 ‘소통 대통령’을 다짐했던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도, 국회에도 그와 관련한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는다.


인사 문제도 그렇다. 윤 대통령은 17일부로 모두 18명의 장관 중 16명을 임명했다. 그런데 이 중 국회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게 6명이다. 3분의 1이 넘으니 적은 숫자가 아니다. 물론 거대한 야당을 상대로 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 야당에 질질 끌려갈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언론이나 야당의 검증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본인의 통치 철학이나 필요성에 따라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랬더라도 ‘소통’을 강조한 윤 대통령이라면 이에 대한 직접 입방 표명도 필요하다. 야당은 그렇더라도 시민들은 이해시키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 8%가 넘는 절대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 주 52시간 노동 등 이른바 진보진영이 학수고대하던 일을 강행했다. 또 정치인을 국토교통부 장관에 임명해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 일부 세제 개편도 밀어붙였다. 환영하는 쪽도 있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그래도 초반의 지지율 덕분인지(일부에서는 콘크리트 지지층 때문이라지만, 역대 어느 대통령이든 콘크리트 지지층이 없었겠나) 퇴임하는 날까지 50%에 가까운 역대 최고의 퇴임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최하 30% 초반이라는 처참했던 지지율이 반등하는 기미를 보인다. 어쩌면 국정을 더 운영해 갈수록 정치는 더 세련될 수 있고, 본인의 소신처럼 더 진짜 소통을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지지율도 더 상승할 거고, ‘준비되지 않은 초보 대통령’이라는 비아냥에서도 벗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윤 대통령은 지금의 지지율을 정색하고 들여다봐야 한다. 지금의 지지율이 무얼 말하고 있는지 읽어야 한다. 지금 지지율 속에서 그를 선택했든, 선택하지 않았든, 대한민국을 구성하고 있는 시민들이 윤 대통령에게 무얼 얘기하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특히 전이나 지금이나 일편단심으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닌, 전이나 지금이나 지지하지 않거나, 전에는 지지했는데 지금은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대통령의 시간은 무척 빠르다. 특히 5년 단임제인 우리나라 대통령의 시간은 더더욱 빠르다. 그리고 그 빠른 시간 속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늘 외롭게 서 있다. 언제라도 마음이 변하는 지지자들의 야속한 정서를 그대로 맞으면서.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금 지지율은 단지 숫자가 아니다. 단지 숫자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러나저러나 그게 민심이다. 


[미디어펜=이석원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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