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도 선 그어…대북 강경 메시지 고려 또는 비공개 관측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22일 방한 기간 중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있는 가운데 백악관이 18일(현지시간) “지금으로선 문 전 대통령과 예정된 면담은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문 전 대통령의 대북특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저는 그런 내용과 관련한 어떤 논의도 잘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군사 태세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기간 또는 직후에 북한의 장거리미사일을 포함한 추가적인 미사일 시험이나 핵실험 또는 이 두가지 모두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명확하게 해왔다. 우리는 그런 모든 우발적인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과 일본 두 동맹과 모두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면서 “중국과도 대화하고 있으며, 오늘 내 중국 파트너(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문재인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오찬을 겸한 단독 정상회담 모습을 공개했다. 2021.5.22./사진=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캡처

그는 "우리는 동맹에게 충분한 방위와 억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시키는 데 필요한 군사적 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있다"며 "우리는 어떤 북한의 도발에도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한 기간 문 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은 앞서 문 전 대통령 임기 중인 지난달 28일 당시 청와대 관계자가 “백악관의 요청이 있었다”며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백악관이 이날 양측의 만남에 선을 긋고 나서면서 일단 가능성이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중 북한이 무력도발 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한미가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하고, 이럴 때 ‘문 전 대통령의 등장’이 분명한 메시지 전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깔려 있을 수 있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이 브리핑에서 ‘지금으로선’이라는 전제를 단 것을 볼 때 바이든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이 돌발 일정이나 비공개로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 대북특사가 필요해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난다면 더욱 비공개로 진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 방문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미 백악관은 DMZ를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DMZ를 방문하지 않는 이유로 부통령 시절 방문한 것을 언급했지만, 북한의 도발 위협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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