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대비 충·방전시 성능 저하 문제 적어…롯데케미칼·한국조선해양·E1, 포트폴리오에 접목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배터리 안전성 향상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가운데 바나듐 기반의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E1은 스탠다드에너지와 손잡고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 바나듐 이온 배터리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하는 등 초급속 전기차 충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 18일 서울 용산구 E1 본사에서 구동회 대표와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오른쪽)이 'ESS 연계 초급속 전기차 충전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E1 제공

스탠다드에너지는 KAIST와 미국 MIT 연구진이 2013년 설립한 배터리전문업체로, 세계 최초로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물 기반 전해핵을 사용, 발화 위험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바나듐 자체적으로도 녹는점과 끓는점이 각각 1910℃·3407℃에 달하는 등 열에 강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전기차 충전을 위한 전력을 확보하기 용이하고,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한 열 발생이 거의 없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도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차세대 전기추진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스탠다드에너지와 바나듐 이온 배터리 기반의 선박용 ESS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해상에서 소형선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하고, 선급 인증 및 규정 완화도 함께하기로 했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전기추진선에 적용하는 것은 리튬 이온 제품 대비 출력이 2배 가까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명이 4배 가량 길고, 충·방전을 반복해도 배터리 성능 저하가 거의 없다는 강점도 주목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내년 상반기까지 선박용 메가와트(MW)급 ESS 솔루션을 개발하고, 2029년 14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되는 글로벌 전기·하이브리드 추진선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왼쪽)와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가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도 650억원을 들여 스탠다드에너지 지분 15%를 확보하는 등 2대주주가 됐다. 2026년 1060억달러(약 12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부터 바나듐과 아연흐름전지를 비롯한 ESS용 2차전지소재를 연구했으며, 2019년부터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사업도 준비해왔다.

롯데그룹 등의 국내외 거점망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 △도심용 항공모빌리티(UAM) △재생에너지 활용 사업을 벌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나듐은 중국·러시아·남아공 등에 매장량이 집중된 상황"이라며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톤당 13만달러(약 1억6600만원)를 상회하는 가격이 낮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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