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일 3국의 외교차관이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사상 처음으로 협의회를 열고 북핵 문제를 포함한 공동 관심사를 논의했다.
우리나라에서 조태용 외교부 1차관, 미국 토니 블링큰 부장관, 일본의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사무차관이 참석했다.
이번 협의회는 3국 간 안보협력을 복원하는 차원인 데다 일본의 과거사 도발로 냉각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미국이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았다.
3국은 이번 협의회에서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이날 협의회를 마치고 발표한 공동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는 공통의 전략적 우선 과제인 북핵·북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했다”면서 “5자 공조를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 여타 6자회담 당사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이어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며 “우리는 예정된 일련의 정상외교를 적극 활용해 미래지향적 협력을 위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의회에서 조 차관은 한일 간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일본 측에 올바른 역사인식을 촉구하는 입장 표명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차관은 지난 15일 오전(현지시각)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일본이 올바른 역사관에 입각해 행동할 수 있도록 외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해 역사 문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안보와 경제 등 다른 분야에서는 국익 증대를 위해 교류협력을 추구한다는 기조를 보였다.
블링큰 부장관도 앞서 지난 14일(현지시각)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관계가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가 되고 긴장이 존재한다면, 북한 핵문제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우리(한미일 3국)의 공통 의제를 흐트러뜨리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사이키 차관은 “한국과 일본은 지난 50년간의 양국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양국은 지난 50년간 매우 긍정적인 관계를 보여왔으며 이를 더 나은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이키 차관은 “아베 총리가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는 연설문 초안을 보지 못해 모르겠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의회는 ‘아시아 중시 전략’의 차질을 우려한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한일 간의 긴장을 풀어내겠다는 의지로 기획한 회의이다.
한편, 이번 협의회에서 3국은 기후변화, 빈곤, 에볼라 등 전염병, 폭력적 극단주의 등 범세계적 도전에 직면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조 차관은 “최근 예멘 정세 등과 관련해 재외국민 보호 및 정보공유 협력을 강화하고, 향후 한미일 3국 실무급 중동문제 협의를 개최해 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