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농어민들 표심 이탈... IPEF 합류로 돈독한 한미관계에 찬물 우려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지난해 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된 2013년부터 가입을 검토하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출범 3년 만에 가입 의사를 공식화했지만, 관련 절차 진행이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해를 넘길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 23일 화상회의 형식으로 개최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정상회의 전경./사진=미국 백악관 라이브방송 제공

2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가 CPTPP 가입 추진계획 보고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PTPP 가입을 위해서는 먼저 국회 상임위원회에 보고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두 가지 모두 더딘 속도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 주도의 역내 최대 경제블록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지난 23일 13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10월 美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구상안을 발표한 지 7개월만에 빠른 속도로 이뤄진 것이다. 

문제는 이번 IPEF 참여로 인해 CPTPP 가입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는 IPEF가 대(對)중국 견제가 아닌, 공급망·디지털 등 신통상이슈 ‘협력’을 위한 참여라고 일축했으나, 참여국 13개국 중 친중 성격의 국가가 포함되지 않은 점만으로 비춰볼 때도 이는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중국을 둘러싸 공급망을 포위하는 모양을 갖춘 IPEF에 이미 참여한 우리나라가, 중국이 큰 역할을 차지하게 될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CPTPP를 비슷한 시기에 가입하는 것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과 동시에 가입을 신청한 만큼, 이러한 부담은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27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농어민들의 표심 이탈 우려도 작용했다. 

   
▲ 한국농업경영인중압연합회가 지난해 12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CPTPP가입을 반대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디지털·탈탄소 등 신통상이슈와 관련된 규범 마련과 협력을 내용으로하는 IPEF와는 달리 CPTPP는 관세철폐를 통한 무역자유화가 골자인데, 시장개방 수준이 95~100%에 달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제조수출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농어업인들은 보호막이 사라지는 셈이다. 

농업계는 “확대된 개방을 요구하는 CPTPP에 회원국으로 가입이 된다면, 농업계의 피해는 자명하다”고 반발했으며, 수산업계 역시 “수산보조금 제한으로 어업경비 부담은 증가하고, 수산물 수입 전면 개방에 수산업 피해는 확산될 것”이라면서 CPTPP 가입의 증각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또한 이들은 “관련 부처의 장·차관급이나 고위 공무원이 와서 책임 있는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 12일, 17일 예정돼있던 협의회 및 간담회 등이 농민단체 들의 반대로 취소됐다”면서 “CPTTP 가입으로 인한 농업계의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고민하고 있으며, 적절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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