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개성공단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놓고 남북 당국이 협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태에서 북 측이 근로자 임금을 기존대로 우선 받은 뒤 인상분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하는 우리 기업 측 주장을 20일 수용했다.

정기섭 개성공단 기업협회 회장은 “북 측이 일단 70.35달러를 기본급으로 산정한 3월분 임금을 받은 뒤 인상분을 나중에 정산하겠다고 전해왔다”고 했다.

북 측은 이 같은 입장을 최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전해왔으며 기업들은 이날 우선 임금을 종전대로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은 지난 7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북측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월 최저임금 70.35달러 기준으로 임금을 수령한 뒤 인상분을 추후 정산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북 측은 이번에 기업들의 요청을 수용하면서 미지급분(인상분)에 대해 사후 정산을 하겠다는 확인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이날까지 임금을 지불하면서 북 측에 확인서를 써 줄 것인지 전망하기 쉽지 않지만 북 측은 미지급분에 대해 연체료(일 0.5%, 월 15%)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기업들이 확인서를 써줄 경우 북 측이 미지급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할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북 측은 기업이 임금을 연체할 경우 연체료를 받아온 사례가 있음을 감안할 때 앞으로 확인서대로 연체료를 청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게다가 정부는 북 측과 기업들의 이런 합의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기업이 그러한(추후 정산) 의견을 북 측에 전달했는지 안했는지 우리 정부가 아직 파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사항을 예단해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미리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임금을 둘러싼 남북 갈등은 북한이 작년 11월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노동규정 중 13개 항목을 개정한 뒤 올해 2월 말 이 중 2개 항을 적용해 3월부터 개성공단 북쪽 노동자 월 최저임금을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5.18%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이 문제와 관련해 남북 당국은 18일 개성공단에서 2차 접촉 협의회를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합의에 실패했다. 현재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인 최저임금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임 대변인은 “앞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북 측에 지불한 연체료는 기업의 귀책사유로 인한 경우”라면서 “남북 간 합의에 따라서 정해진 기본 최저노임 70.35달러를 기초로 산정해서 임금을 지급하고자 하는 것은 임금 체불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