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신재생에너지발전계획이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추진에 난항을 겪은 데 이어, 이번 정부 역시 속도감 있는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일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는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전남 영광군 주민들이 요구한 풍력발전기에서 나오는 저주파 소음에 대한 정신적 피해보상과 관련,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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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국가풍력실증센터에 설치된 8MW급 해상풍력발전기./사진=두산중공업 |
조정위는 풍력발전기가 가동될 때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으로 주변 주민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은 환경분쟁사건에 대해 원인 제공자에게 1억 3800만원을 배상토록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1월 전남지역 어민단체들이 손실보상 문제로 전라남도, 신안군, 신안군 수협중앙회와 체결한 신안 해상풍력 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파기한 것에 더해 풍력발전기 저주파 소음 피해 첫 배상 결정이라는 점에 의의가 크다.
앞으로 풍력발전 사업 추진에 있어 지역 주민들에 피해손실보상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을 시사하면서 동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 사건은 전남 영광군에 소재한 두 곳의 마을에 거주하는 신청인들이 마을 인근의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으로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풍력발전기의 운영주체를 상대로 총 2억 4450만원의 피해 배상을 요구한 건이다.
조정위에 따르면, 신청인들은 피신청인의 풍력발전기 상업운전이 시작된 2019년 1월부터 2020년 말까지 풍력발전기의 저주파 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신청인들의 주장에 대해 피신청인은 풍력발전기 건설공사 전과 상업운전 초기에 주민대표들에게 지역발전기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맞섰으나, 조정위의 저주파 소음도 실측 결과 소음 피해 수인한도인 45dB(Z)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조정위는 풍력발전기의 저주파 소음이 신청인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줬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피신청인이 풍력발전기 건설공사 전과 상업운전 시작 시기에 주민들에게 지역발전기금을 지급한 점을 고려해 배상액에서 40~50%를 감액했다.
신진수 위원장은 “풍력발전기는 청정에너지 중의 하나로 점차 확대해야 할 에너지원이지만, 가동 중에 저주파 소음이 발생해 주변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주변 민가에서 충분한 이격거리를 확보해 그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풍력발전에 따른 배상문제는 비단 소음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전북 고창군 구시포항에 구축된 60㎿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는 사업비만 약 3662억원이 소요됐는데, 이 중 인근 어민 등 주민들에게 지급한 보상금은 56억 원에 달한다. 바다 위에 세워진 만큼, 어업활동이 제한되는 데에 따른 보상으로 어선 1개당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 이상을 보상한 바 있다.
이렇듯 친환경에너지임에도 지역민들의 반대와 피해·손실보상 문제가 따라오게 되며, 그 비용 부담은 민간기업이 감당키 어려운 수준이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저주파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더라도 인체에 위해를 끼치는지 여부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면서도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업은 풍력발적단지 인허가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풍력 발전은 발전기의 종류 및 용량, 주변환경과 실험 당시의 기상상황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기준을 초과한 경우가 생기는 것”이라며 “500m 이격거리를 둔 영광지산풍력발전소는 모든 주파수에서 가이드라인 기준을 충족한 반면, 1000m를 이격한 영광백수 풍력발전소는 그 기준을 초과했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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