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개성공단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20일 ‘선 지급 후 정산’으로 일단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막판에 혼선을 빚고 있다.
이날 오후 통일부는 “오늘 20여개 기업이 임금 지급을 시도했지만 북 측이 차액분 연체료에 대한 담보서를 요구해 한 군데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임금을 인상해놓고 남한 당국과 협상이 안 되자 지급 시한일에 맞춰 연체료를 내세워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임금지급 시한인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일단 종전 기준으로 북 측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을 이행할 것으로 보였다. 정기섭 개성공단 기업협회장은 언론에 “북 측이 일단 70.35달러를 기본급으로 산정한 3월분 임금을 받은 뒤 인상분을 나중에 정산하겠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했던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돌아오면서 “북 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총국) 협력부장으로부터 1주일 임금 유예를 약속받았다”고 말해 임금 지급 시한이 연장된 배경이 주목받았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총국으로부터 1주일 임금 유예를 약속받았다”며 “(북 측에서) 이번 주말까지 내라고 했지만 휴일이니 (시한이) 27일까지도 짐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또 다른 기업 관계자들이 “총국이 임금 지급 시한을 24일까지 연기했다. 그때까지는 연체료도 물리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말한 것과 다르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기업인들이 북 측과 면담한 뒤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보고한 결과에 따르면, “오늘 북 측에서 임금을 수령하되 차액분의 연체료를 지불하겠다는 담보서를 요구해 결국 한 군데도 임금 지급이 안됐다”고 전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임금 지급 기한 연장은 총국과 기업인들이 만난 자리에서 기업인들이 먼저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이에 북 측은 ‘검토해보겠다’라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개성공단 임금 지급 시한은 연장됐지만 북 측의 연체료 지불 담보서 요구가 제기된 가운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여전한 만큼 갈등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 측이 요구하는 담보서를 수용할 수 없고, 개성공단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북 측과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임금 인상 문제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노동규정 중 13개 항목을 개정한 뒤 지난 2월 이 중 2개 항을 적용해 3월부터 개성공단 북쪽 노동자 월 최저임금을 70.35달러에서 74달러로 5.18%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우리 정부는 북 측의 일방적인 최저임금 인상은 수용할 수 없다며 입주기업들에 종전 기준대로 임금을 지급하라고 당부하면서 맞서왔다.
남 측 관리위와 북 측 총국은 지난 7일과 18일 등 두 차례에 걸쳐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