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자 증가와 중증환자 감소 등 영향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제약·바이오 업계에 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열풍이 식고 있다. 백신 접종과 중증환자 감소로 임상시험 환자 모집에 차질을 빚은 데다가 상용화하더라도 시장성이 떨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30여 곳의 기업이 뛰어들었으나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만 상용화에 성공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기업 중 제넥신과 HK이노엔은 각각 지난 3월과 5월 개발을 중단했다. 혈장치료제에 열중하던 GC녹십자도 지난해 개발을 접었고, 부광약품과 일양약품도 임상 단계에서 그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개발에 손을 뗐다.

현재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종근당, 대웅제약, 신풍제약 등이다. 종근당과 대웅제약의 경우 코로나19 변이 확산에 따라 상황이 변화하면서 임상 설계를 변경하기도 했다. 신풍제약도 임상시험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의 개발 중단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임상 1상 또는 2상 단계에서 위약(가짜약)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 게 크다. 실제로 GC녹십자, 부광약품, 일양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설명과 함께 관련 사업을 접는다고 밝혔다.

임상환자 모집이 어려운 점도 개발 장애물로 작용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전환하면서 고위험군과 중증 환자 수가 감소했고 이는 각 기업의 임상시험 환자 부족으로 이어졌다. 치료제 개발에 나선 대부분 기업들이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설계를 했던 터라 영향이 더욱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개발비용 부담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임상시험은 단계가 진행될 수록 모집 환자 수와 규모를 늘리기 마련인데, 이때 수반되는 비용도 크게 증가한다. 기업 입장에서 이를 감안하고 투자를 지속해 상용화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글로벌 기업의 시장 우선 선점과 높은 백신 접종률에 따른 항체 보유자 증가 등도 개발 중단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20년 3월 코로나19 감염병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너도나도 개발 행렬에 합류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엔데믹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대유행 때보다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수요가 적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 그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더라도 임상시험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기업도 있는데 이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때다"며 "국내외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건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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