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성능검증 위성 분리…2년간 지구대기관측 데이터 수집·미세먼지 모니터링 등 수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대한민국이 세계 7번째로 1톤(t)급 이상 실용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다각적인 우주사업을 펼칠 수 있게된 것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1일 17시10분 "'과학 1호'가 발사된지 30년 만에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렸다"면서 "2027년까지 4번의 추가 발사를 통해 누리호의 기술적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우주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 장관은 "오랜기간 땀, 눈물, 열정 쏟아준 연구진과 기업 관계자들 뿐 아니라 응원을 보내준 국민들께 감사하다"며 "우주산업 클러스터 육성을 위한 세제지원 등을 적극 추진, 뉴스페이스 시대 위한 자생적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는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한 뒤 16시에 발사됐다.

최근 발사를 앞두고 강풍의 영향으로 발사가 연기됐지만, 이날 기상과 기술적 준비 상황 및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의 여건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면서 지상을 떠난 것이다. 

이후 1단 엔진 분리와 페어링 분리 등을 거쳐 16시13분 목표 궤도에 투입된 것이 확인됐으며, 위성 모사체도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누리호는 180kg급 성능검증위성과 큐브위성 4기 등을 우주에 전달했다. 성능검증위성은 발열전지·제어모멘트자이로와 S-밴드 안테나를 비롯해 국내에서 만든 핵심 부품 등으로 구성됐으며, 16시55분경 남극세종기지와 교신도 성공했다.

큐브위성은 △서울대 △연세대 △조선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2년에 걸쳐 개발한 것으로, 향후 2년간 600~800km 사이의 태양동기궤도에서 지구대기관측 데이터 수집 및 미세먼지 모니터링을 비롯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큐브위성 발사가 완료되고 운용에 돌입하기까지는 2주 가량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의 항공우주 분야 기술력이 글로벌 톱레벨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 발사체 관련 기술은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MTCR)를 비롯한 국제규범 때문에 국가간 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것으로, 독자 개발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누리호는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와 달리 국내 독자기술로 만들어진 첫번째 우주발사체로, 지난해 10월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를 향해 비행했다. 그러나 인공위성을 궤도 700km에 안착시키지는 못했다. 

연구진은 3단 엔진 조기연소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산화제 탱크 맨홀 덮개 두께를 늘렸으며, 3단 산화제 탱크 내부 고압헬륨탱크를 더욱 강하게 고정했다.

누리호 개발사업은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상공 600~800km)에 띄울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만드는 프로젝트로, 총 예산은 1조9572억원으로 책정됐다. 발사대는 현대중공업이 제작했으며, 체계 총조립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맡았다. 현대로템은 누리호 연소 시험 및 유지 보수를 수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단 엔진(75톤급 4기) △2단 엔진(75톤급 1기) △3단 엔진(7톤급 1기) △터보펌프·각종 밸브류를 제작했으며, 시험설치 구축 등에도 참여했다. 75톤급 엔진은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개발된 것으로, -180℃에 달하는 액체 산소와 연소시 발생하는 3300℃도를 모두 견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건스탠리가 2018년 3500억달러(약 42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우주 시장은 2040년 1조1000억달러(약 1320조원)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면서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업체가 이끄는 방식으로 패러다임도 바뀌는 중으로, 우리나라도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뉴스페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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