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정부기구인 방위사업청(청장 장명진)이 마오쩌둥을 미화하는 홍보물을 게재했다 삭제해 논란이 예고된다.
방위사업청은 2010년 가을부터 페이스북에 공식계정 ‘방위사업청(DAPA)’을 운영하고 있다. 1만2천여 명이 구독 중인 이 페이지에는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각종 사업 및 국방이슈 전반에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들이 게재된다.
이 계정은 역사 속 위인들의 명언을 소개하는 ‘오늘의 팔방미인’ 코너를 주 1회 운영 중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에이브러햄 링컨, 윈스턴 처칠, 더글러스 맥아더 등의 명언을 게재하던 이 페이지에 22일 중국의 독재자 마오쩌둥의 ‘명언’이 올라왔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해서도 안되며 아랫사람에게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해서도 안되며 최하급 간부들의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 선생이 되기 전에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마오쩌둥의 말을 소개하면서 방위사업청은 “진정한 리더의 특징 중 하나는 ‘경청’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상대방의 장점을 찾고, 그 장점을 배워갈 수 있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오쩌둥을 ‘진정한 리더’로 거론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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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위사업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정부기구인 방위사업청(청장 장명진)이 마오쩌둥을 미화하는 홍보물을 게재해 논란이 예고된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조치된 상태다. /사진=방위사업청 페이스북 캡쳐 |
중화인민공화국의 초대주석인 마오쩌둥(1893~1976)은 대약진운동의 실패와 문화혁명 등으로 최소 2천5백만 명의 인명피해를 초래한 인물이다. 특히 1950년 발발한 6‧25전쟁에서는 ‘인해전술’로 회자되는 중공군 참전을 결정해 한미연합군에 타격을 입힌 공산주의자다. 결국 방위사업청은 4월 15일 더글러스 맥아더의 명언을 거론한지 1주일 만에 맥아더와 국군의 ‘적’이었던 마오쩌둥을 미화해 소개한 셈.
해당 게시물의 댓글 란에는 “이런 말 하신 분(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을 자행하다니 역시 사람은 길게 봐야 돼요” “다음 편은 김일성인가요? 방사청 페북지기님 월급은 대한민국 세금으로 지급되는 거 맞죠?” 등 비판적인 의견이 올라왔다. 이후 이 게시물은 23일 새벽 방위사업청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삭제됐다. 삭제 사유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2006년 참여정부 시절 방위력 개선사업, 군수물자의 조달 및 방위산업의 육성과 그 밖에 방위사업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는 목적으로 발족된 방위사업청은 국방부의 외청으로 설치된 중앙행정기관으로 기관장(방위사업청장)에는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이 임명된다. 전체 직원은 1600여명 수준으로 공무원과 현역군인이 각각 절반씩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정부 공공기관이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