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토스(비바리퍼블리카)·무신사·야놀자 등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일정을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공모시장 자금 흐름이 급격히 경색된 것은 물론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크게 올라간 만큼 IPO 시장의 흐름이 지난 2~3년과는 다르게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
|
|
▲ 금융플랫폼 토스와 인터넷은행 토스뱅크(사진)로 잘 알려진 비바리퍼블리카 등 유니콘 기업들의 하반기 IPO 계획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 시장의 기대감을 자극했던 유니콘 기업들의 상장에 차질이 생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우선 토스뱅크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내년을 시야에 넣고 추진했던 상장 일정을 최장 3년까지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은 시장 반응이 생각만큼 좋지 않아서다. 미리 시행한 프리 IPO 라운드에서 비바리퍼블리카는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기대했지만 투자액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결국 연기라는 결정을 내렸다.
올해 하반기에는 상장 주관사를 정할 것으로 보였던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내년 이후로 IPO 일정을 미뤘다. 마찬가지로 쿠팡 이후 두 번째로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던 여행·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 역시 상장 계획 ‘재검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들이 나온다.
이들 중에서 야놀자의 경우는 상징적이다. 이 회사는 작년에 소프트뱅크로부터 무려 2조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일각에선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최대 30조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시장 침체로 장외시장에서 야놀자의 기업 가치는 7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상장=흥행’이었던 지난 2~3년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외 주식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경험하면서 IPO 시장도 자연히 기대치를 조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투자자들의 심사 잣대도 과거에 비해 더 까다로워졌다.
비바리퍼블리카·무신사·야놀자 등의 경우 모두 수수료에 기반한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재산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플랫폼 스타트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지만 미래 전망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면서 “투자자들의 잣대가 훨씬 까다로워졌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의 IPO는 지금보다 혹독한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