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과세 체계 주택 수→가액 기준 전환…다주택자 세 부담 완화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체계를 주택 수가 아닌 가액 기준으로 전환해 세 부담을 완화한다. 다주택자가 부담하는 종부세 중과세율을 폐지하고 보유한 자산 규모에 따라 세금을 매기겠다는 계획이다.

   
▲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과세 체계를 주택 수에서 가액 기준으로 전환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기획재정부는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현재 종부세는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된 9·13대책에 따라 주택 수를 기준으로 세율이 차등 적용된다. 다주택자(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3주택 이상)는 1주택 기본 세율(0.6∼3.0%)보다 높은 1.2∼6.0% 중과세율이 부과되는 구조다. 

지난 정부는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보고 매물 출하를 유도하기 위해 ‘징벌적’ 성격의 세금을 매겼다.

그러나 종부세가 전체 재산의 가치 대신 주택 수로 결정되면서 과세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울의 고가 아파트 1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저가 아파트 2채를 보유한 사람이 더 높은 세율을 부담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다주택자 중과세가 오히려 서울 강남 등 고가 지역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면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다주택자 중과제도를 폐지하고 세율도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3억원 이하 0.5%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0.7%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1.0% △12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1.3% △25억원 초과 50억원 이하 1.5% △50억원 초과 94억원 이하 2.0% △94억원 초과 및 법인 2.7%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러한 개정 내용은 2023년 1월 1일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정부는 세 부담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 다주택자의 최대 300%인 세 부담 상한을 2주택 이하와 마찬가지로 150%로 하향 조정한다.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 1세대 1주택에 해당하는 혜택을 주는 특례도 신설한다. △1세대 1주택자가 종전 주택 양도 전 다른 주택을 대체 취득한 경우(신규주택 취득 후 2년 내 종전주택 양도하는 경우) △1세대 1주택자가 상속을 원인으로 취득한 주택을 함께 보유하는 경우 △1세대 1주택자가 지방 저가주택(공시가격 3억원 이하·수도권 및 광역시, 특별자치시가 아닌 지역 소재)을 함께 보유하는 경우에는 1세대 1주택자 판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다만 과세 표준에는 해당 주택 공시가격을 합산해 과세한다. 

이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과중한 세 부담을 적정화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는 의원입법안으로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정부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1세대 1주택자 세 부담 증가를 해소하기 위해 종부세 과세표준 산정 시 기존공제금액을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가 완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유주택의 가격이 아닌 개수로 차별하던 기존의 문제점을 보완한 점은 긍정적이다”며 “시점을 예측하긴 어렵더라도 향후 추가적인 완화 조치 시행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