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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기업하기 좋은 나라’... “법인세만의 문제 아니다”
문수호 부장 | 2022-07-22 14:41

 
[미디어펜=문수호 기자]정부가 최근 소득세와 종부세를 비롯해 법인세를 감면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2017년 이후 5년 만에 25%에서 22%로 내렸다. 또 4단계로 나뉜 과세표준 구간은 단순화됐다. 과표 200억 원 이하 기업엔 20%, 초과 기업엔 22% 법인세를 부과하는 식이다.


정부의 이번 정책은 국회에서 입법 여부가 남아 있긴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에 맞서 투자와 고용 촉진을 위해 법인세 인하 결정을 내린 만큼 분명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지 법인세를 조금 낮췄다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졌다고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최근엔 하도급 문제 등 노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지난 정부가 노동3법 제정과 더불어 노조에 다소 관대했던 모습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제조업의 노동 유연성이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판단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사내 하도급의 장기간 불법파업과 현대차그룹과 한국지엠 사내 하도급 직원의 직접 고용 요구 등 기업에 큰 손해를 입히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사내 하도급에 대한 사법부의 불분명한 판단이 국내 제조업계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도급은 유럽에도 서브콘트랙트 시스템(subcontract system)이라는 이름으로 운용되고 있다. 다만 그 범위가 넓지 않고 보다 전문적이라는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하도급이 성행하는 이유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저임금을 우회적으로 이용해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고, 중소기업을 경기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버퍼링 역할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현대위아,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사내 하도급 이슈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2010년 이후 파견법 위반 여부의 대한 일관성 없는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기업의 법무 리스크를 키우고 인력운영에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노동시장 경직은 물론 법률상 인정되는 계약 형태인 도급의 활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데, 이는 결국 필연적으로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국내 파견법은 전문지식, 기술,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해 32개 업무로 한정돼 있는데 파견 기간이 2년으로 한정돼 있다. 문제는 고용유연성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자동차, 철강, 조선업 등 제조업 분야가 빠져있다는 점이다. 사내 하도급 문제가 이들 제조업에서 계속 논란이 되는 점도 바로 이러한 법적 한계 때문이라는 주장을 간과하기 어렵다.


법적안정성 문제는 곧 기업의 안정화와 관련이 있다. 법원이 일관된 법 해석과 판단을 유지해줘야 기업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내 하도급 문제는 과거 적법하다는 판단에서, 최근에는 불법파견이 인정되는 등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외투 기업인 한국지엠의 경우, 2013년에 실시된 특별근로감독 결과 관련부처로부터 적법하게 하도급을 운영하고 있다는 판단을 받은 바 있지만, 하도급법과 파견법 사이의 해석이 불분명한 영역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면서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DB.


국내 파견법은 제조업이 제외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내 하도급의 직고용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현대차는 이러한 문제 때문에 사내하도급 특별고용 합의를 통해 비정규직 45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제조업계는 이러한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도 여전히 3개 공장의 사내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직고용 압박에 시달리고 있고, 기아차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도 규모는 다르지만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또 한국지엠 역시 2000명 정도의 직고용 압박을 받고 있다. 


아웃소싱이나 도급, 용역 등은 현대사회의 분업화를 대표하는 계약이다. 사내 하도급 등 분업화를 과도하게 규제하면 기업은 결국 수직계열화로 인해 비대해지는 단점이 있다.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수직계열화 사례는 현대차그룹이 있다. 하지만 이 현대차그룹마저도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해서는 수직계열화를 선택하지 않았다. 이는 사업 간 전문성을 중시한 판단으로, 분업화와 비슷한 모양새다. 이러한 미래 사업분야에서의 분업화마저 광범위한 의미로 볼 때 훗날 사내 하도급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


직고용은 곧 신규 채용의 기회를 뺏어간다. 대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수시전환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고용 압박을 강제하면 뉴비에게는 오히려 차별이 될 수 있다. 꼭 좋은 결과를 낳는 것도 아니다. 해고자들을 전원 재고용했던 쌍용차는 결국 망했다. 산업은행을 통해 인수업체를 찾고 있지만 결국 인력 조정은 불가피하다. 회사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퇴직자들을 또 재고용해줘야 하는 걸까?


독일, 일본, 영국,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사실상 모든 업무에 파견 근로를 허용해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글로벌스탠다드에 역행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나라의 파견법은 독일과 같이 히든 챔피언이라 불리는 강소기업 육성을 애초에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내 하도급에서 문제될 수 있는 대기업의 갑질 논란은 분명 해결돼야 하고 사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마땅하겠지만, 오랜 시간 당연하게 여겨진 불법파견 문제는 행정당국의 사법적 판단보다 노사 간 협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정의는 노조원이 원하는 걸 다 들어주는 게 아니다. 노사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내 하도급 문제 역시 중장기적 관점에서 불법파견과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제조업에서 적법한 도급 활용을 지원해 고용 확대를 꾀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펜=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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