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왜 하필 우리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위생을 전혀 신경쓰지 않은 시공사 관계자들이 혹시 우리 집도 시공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꺼림칙합니다. 아파트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 입장에서 위생 부분 등은 여전히 걱정입니다."(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2단지 입주자 A씨)

지난 28일 방문한 '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2단지'는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최근 안방 드레스룸 천장에서 인분 봉지가 발견돼 논란이 시작된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입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했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지난 5일 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2단지에 입주한 한 입주민이 입주 초기부터 안방 드레스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악취를 느끼면서 부터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악취가 악화되자 그는 온라인 입주자 카페에 관련 글을 올리고 시공사인 우방산업에 하자 보수 신청을 했다.

악취의 원인은 시공사 관계자가 해당 세대를 방문해 배관, 바닥, 벽면, 천장 등을 확인 후에야 알 수 있었다. 안방 드레스룸 천장 위쪽 공간에서 인분이 들어있는 3개의 봉지가 발견된 것이다. 

'인분 사태' 이후 우려와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2단지의 입주민들 중에는 아파트 가격 하락을 걱정하며 인터뷰를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최근 화성 우방아이유셀 메가시티 2단지에 입주했다는 B씨는 "그렇지 않아도 우리 아파트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품아(인분을 품은 아파트)' 등으로 조롱을 받고 있는데 이번 사건이 빨리 해결돼 묻히길 바라고 있을 뿐이다"라며 "이 일대에 신축 아파트가 드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이 일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단지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1단지'와 함께 화성 지역에 이미 입주를 마친 다른 우방아이유쉘 단지도 비슷한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한 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1‧2단지 외에도 화성시에는 봉담읍 '우방아이유쉘(2017년 4월 입주)', 안녕동 '안녕우방아이유쉘(2017년 10월 입주)'가 들어서 있다.

C씨는 "화성에 우방산업이 시공한 아이유쉘 단지가 많다"라며 "한 건설사에서 동일한 하청업체를 고용했을 가능성이 높을 텐데 우방아이유쉘메가시티2차와 함께 분양한 우방아이유쉘메가시티1차와 함께 앞서 입주를 마친 다른 아파트들은 과연 문제가 없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우방산업은 인분이 발견된 세대에 대해 벽지와 천장을 뜯어낸 후 살균 및 액상 세제를 뿌리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방건설은 입주민들이 우려하는 비슷한 추가 피해는 없을 것이며 피해 세대의 보수를 서둘러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우방산업 관계자는 "앞서 있었던 사건은 입주민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해 보수가 진행 중으로 '인분 사태'에 따른 추가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피해를 입은 해당 가구의 입주민과 불안해하고 있는 다른 입주민들의 불편이 조속히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