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지난해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불장’을 이어갔던 경기 의왕시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수억 원씩 내린 금액에 거래되며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호가를 낮춘 매물이 늘고 있지만 금리 인상에 집값 고점 인식 등이 겹치면서 좀처럼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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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
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5일 기준) 의왕시 아파트값은 0.20% 내려 17주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올해 누적 변동률은 –1.95%로 경기에서 네 번째로 높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의왕시는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지역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의왕역 신설 기대감에 작년에만 38.56% 올랐다. 2월에는 한 주에 1%씩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의왕시 주택시장은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의왕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월평균 122건이었으나, 올해 들어 28건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의왕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1~2억 원 빠진 초급매 매물마저 외면받고 있다”며 “여름 장마에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매수 문의가 아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변동형과 고정형 상단 모두 6%를 넘었다. 금리가 오르면 무주택·서민 실수요자로선 이자 부담이 높아져 빚을 내서 집을 사기 어려워진다. 특히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어 연말에는 최고 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의왕시에서는 실거래가가 수억 원씩 떨어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내손동 ‘e편한세상 인덕원더퍼스트’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6월 9억1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종전 최고가는 지난해 10월 12억5000만원으로 채 1년도 되지 않아 3억4000만원 떨어진 셈이다. 현재 호가는 9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형은 지난 6월 14일 13억원에 팔렸다. 해당 아파트 동일 면적은 지난해 6월 16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1년 새 3억3000만원 하락했다. 현재 시세는 12억5000만원 선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외곽의 내림세가 두드러지면서 지난해 GTX 호재로 과열 양상을 보였던 지역이 더 빠르게 식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인천 일대 GTX 수혜 지역에 교통 호재가 과도하게 반영돼 아파트값이 비정상적으로 올랐고, 현재는 조정국면에 들어섰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이자 부담과 함께 상승에 대한 피로감, 고점 인식 등으로 인해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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