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일꾼론 철저한 정책선거…정태호·정동영 야당 거물에 '회초리'

[미디어펜=김규태기자] 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전패가 연출된 4.29 재보궐선거에서 가장 중심에 섰던 지역구는 서울 관악을이다. 오신환, 정태호 등 여야 후보, 정동영 변희재 등 무소속 후보들 간의 설전과 격전이 오고 간 가운데 투표 당일, 관악을 주민들의 표심은 오신환 후보를 향했다.

29일 투표 당일 관악을 지역에는 비가 내렸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투표 및 개표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새로운 당선자를 내놓았다. 관악 40년 토박이 오신환 후보가 27년간의 여권 불모지에 깃발을 꼽은 것이다. 오신환 후보는 43.9%라는 예상보다 높은 득표율로 정태호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당선되었다.

관악 40년 토박이 오신환, 27년 불모지에 깃발 꽂다

오신환 당선자에 대한 하마평은 무성하다. 부자에 걸친 시의원 출신에 한예종에서 장동건 이선균과 동기였다는 점이 세간에 회자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 당선자에 대한 본질은 그런 신상이 아니다. 오신환 후보의 당선이 의미하는 바는 지역밀착이라는 정치의 본질에 있다.

   
▲ 29일 투표 당일 관악을 지역에는 비가 내렸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투표 및 개표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새로운 당선자를 내놓았다. 관악 40년 토박이 오신환 후보가 27년간의 여권 불모지에 깃발을 꼽은 것이다. 오신환 후보는 43.9%라는 예상보다 높은 득표율로 정태호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당선되었다. /사진=미디어펜

오신환 당선자는 다른 어느 후보보다 가장 먼저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장기레이스를 펼친 셈이다. 지난 1월부터 새누리당 후보로 지목되어 오신환 당선자는 4개월간 주민들에게 현장에서 다가갔다. 그 결과로 여론조사 1위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오 당선자는 지역일꾼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선거 막바지로 가면서 성완종 사태 및 세월호 추모 국면으로 인해 중앙의 이슈가 전국 곳곳을 삼켰지만, 오 당선자는 주민들에게 끝까지 정책선거를 제안했다. 지역발전을 위한 적임자로 자신이 합당하다고 알렸다. 모든 이가 27년간 야권의 텃밭으로서 관악을 치부했지만, 오신환은 “이제는 바꾸자 바꿔야 발전한다”라고 외쳤다.

당선 여부는 지역주민에게 달려있음을 입증한 오신환

당선을 좌우하는 것은 표를 던지는 주민에게 있다는 점을 오 당선자는 다시금 입증했다. 주민들은 성완종 사태나 세월호 같은 외부 이슈보다는 자신이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지역의 이슈에 귀를 기울인 것이다. 실체 없는 박근혜정부 심판론이나 과녁이 빗나간 성완종 의혹 제기는 통하지 않았다. 지역주민들은 관악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느냐에 주목했다.

   
▲ 4.29 재보선 관악을에 출마한 오신환 후보(위)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아래) /사진=김무성 트위터

4.29 재보선 및 19대 국회의 전반적인 운영에 있어서 오신환 당선자가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야권의 아성에 여당이 깃발을 꼽음으로써 오신환은 야권 전체에 회초리를 든 셈이다. 2014년 7월 재보선에서 이정현 의원이 전남이라는 불모지에 새누리당의 깃발을 꼽았던 일의 ‘재현’이다.

오신환 당선자의 한계, 앞으로의 과제

다만, 오신환 당선자에게는 시간이 없다. 2016년 총선이 또 다시 돌아온다. 공천 및 선거준비에 여념이 없을 2016년 상반기를 감안하면 오신환 당선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8개월뿐이다. 시의원 경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국회초년생으로서 오신환 당선자에게 주어진 기회는 짧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지역이익이 아니라 국가이익을 위하여 일해야 하는 입법기관이다. 지역발전을 외치며 국회에 입성한 오신환 당선자가 지역의 이익과 국익을 어떻게 함께 조화로이 견지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