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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상속세' 다시 수면 위로…"경영 안정 위해 완화 시급"
조우현 기자 | 2022-08-17 11:02
전경련, 지난 8일 기획재정부에 '상속세제도 개선 의견' 전달
"기업 영속성 위해 상속세 완화 필수…장기적으론 폐지 돼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윤석열 정부가 감세를 골자로 하는 ‘2022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상속세제 부문에선 다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재계에서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상속세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법인세 뿐 아니라, 상속세제도 개편이 시급하다며, 바람직한 상속세 과세체계 개편 방향과 과제를 담은 ‘원활한 기업승계 지원을 위한 상속세제 개선 의견’을 지난 8일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경련은 상속세율 인하 및 과표 구간 단순화,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폐지,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 기업 확대, 상속세 과세방식 전환(유산세→유산취득세)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미 알려져 있듯,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다. 여기에다 기업을 승계하려면 최대주주의 주식 가격에 20%를 가산해 과세하는 ‘최대주주 주식 할증 평가’ 규정에 따라 최고세율이 60%까지 확대된다.


 
윤석열 정부가 감세를 골자로 하는 ‘2022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상속세제 부문에선 다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재계에서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상속세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과도하게 높은 상속세, 기업 경쟁력 저하 우려


전경련은 우리나라 상속세 부담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 기업의 경영활력과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OECD 38개국 중 절반에 달하는 20개국이 직계비속에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18개국 중에서는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이 일본(55%) 다음으로 가장 높으며, 최대주주 주식 할증 평가가 적용될 경우에는 최고세율 60%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상속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해, OECD 평균의 약 1.5배(2019년 기준 한국 1.07%, OECD 0.70%)에 이른다.


여기에다 상속세는 소득세를 과세한 후 축적된 부를 상속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과세가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이중과세’라는 문제도 안고 있다. 


추광호 경제본부장은 “기업승계는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기업의 존속과 투자․일자리를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수단임을 인식하여, 이제는 세율 등 과세체계를 근본적으로 손질할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상속세, 점진적으로 낮추다 ‘폐지’로 귀결 돼야


해외 주요국들은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기업승계 지원을 위해 직계비속에는 경감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상속인과 피상속인 관계를 구분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최대 60%(최대주주 할증평가 시)에 달하는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어,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이에 전경련은 단기적으로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 수준인 30%로 인하하고, 과표 구간을 5단계→3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여기에 더해 중·장기적으로는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주주 주식 할증 평가도 기업 상속의 걸림돌로 꼽힌다. 할증 평가는 상속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식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할증률의 적정 수준은 기업 상황별로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률적인 할증률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전경련은 “한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최대주주 주식에 일률적인 할증 평가를 적용하고 있다”며 기업의 상속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률적인 최대주주 할증 평가 규정을 폐지할 것을 건의했다. 


이밖에도 전경련은 기업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가업상속공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원활한 승계를 위한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취지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며 가업상속공제 대상 확대를 요구했다. 또 피상속인이 상속하는 재산총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유산세’에 대한 개선도 건의했다.


‘징벌적 과세’라는 비판 가능한 것 자체가 잘못…개선돼야


재계와 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상속세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기업이 영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상속은 필수인데, 과도한 상속세가 기업 영속성의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이다.


현진권 전 한국재정학회장은 “상속세를 부에 대한 징벌이 아닌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제도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천국이라고 부르는 스웨덴 등 주요 선진국들이 상속세를 없앤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세금 앞에 ‘징벌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분위기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강호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은 “부에 대한 질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징벌적 과세’라는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이 많아져야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인데, 과도한 세금이 기업 발전의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주주는 50~60%에 달하는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이를 위해 가능하면 회사의 이익이 많이 나지 않고 R&D와 기술개발을 위한 유보금을 쌓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순이 존재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과도한 상속세라는 모순을 제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은 지금이 한계”라며 “이 모순을 제거하면 10년 이내 G7 경제 강국에 안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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