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모빌리티, 2차전지, 소프트웨어 업종 등 상장 타진
공모가 수준과 흥행 여부, 동종 업계 주가에도 영향을 줄 전망
   
▲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
증시 부진은 기업공개(IPO) 시장의 온도와 직결된다.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월평균 7.4개 기업이 상장했지만 올해 7월까지는 5.4개에 그쳤다. 올해는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공모가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흥행 실패 우려도 불거졌다. 공모주 대어로 기대됐던 다수의 기업도 공모를 철회했다.

빠른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진입 우려는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다. 이는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고 공모주 투자의 기회비용도 높였다. 공모주 시장의 온도가 식었지만 평균 경쟁률은 여전히 1000 대 1을 넘고 있다. 증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성장성이 매력적인 공모주는 여전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IPO는 주식시장을 비추는 거울과 같아서 유망 업종과 시장의 관심도를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IPO 시장 상황으로 업종별 투자자의 관심도 또한 알 수 있다. 이는 동종 업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며 성장성이 다시 부각되기도 한다.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예전 같지 않지만 IPO 시장의 온도를 통해서 업종 접근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유망 종목은 흥행 열기부터 다르다. 수조원대 청약증거금이 유입되며 경쟁률도 시장 평균을 상회한다. 연도별 흥행 상위 10개 종목의 공통점은 가시적 성장성을 보유했다는 것이다. 올해는 증시 부진에도 쏠림 현상이 강해졌는데 시장 참여자들이 ‘좀 더 확실한 것’을 기인하여 올해 7월까지 흥행 Top 10 종목의 평균 경쟁률은 2000 대 1을 넘었다. 

올해 평균 공모주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37.9%로 전년 대비 20%p 가량 떨어졌고, 기대수익률도 낮아졌다. 그러나 이는 2016~2019년 대비 높은 수준이고 종목별 수익률 차는 크다. 수익률 상위 업종을 보면 유통 플랫폼, 모빌리티, 자동화, 차세대 반도체다. 상장 후 무상증자 영향을 제외하면 주로 성장성이 부각된 업종에 해당한다. 8월 이후 모빌리티, 2차전지, 소프트웨어 업종 등이 상장을 타진하고 있다. 이는 공모가 수준과 흥행 여부가 동종 업계 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IPO 예비심사를 청구한 다수 기업은 유망 산업에 집중됐다. 증시 부진으로 다수의 ‘대어’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한 상황에서 현실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바이오 기업에 있어서는 심사 기준이 대폭 강화되어 실제 상장을 위한 장벽이 높아진 상황이며, 가시적 성장성 확보와 트렌드에 부합하는 여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IPO 시장을 통해 업종 접근 아이디어를 생각해 본다면 2차전지와 모빌리티, 자동차에 대한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는 차세대 반도체와 로봇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2차전지는 꾸준한 성장성이 포인트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는 전기차 생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2차전지 업체도 이에 발맞춰 증설에 이어 재무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다수의 2차전지 밸류체인 업체들이 IPO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을 제고할 것으로 본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견조한 수요는 자동차 업종이 증시에서 대안으로 여겨지는 근거다. 수요 재료 소진 이후에는 모빌리티 비즈니스의 확장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자동차 기업의 미래 전략의 근간은 비즈니스를 모든 이동 행위로 확장하는 것이다. 맞춤형 교통, 최적화, 자율주행 등 서비스로의 영역 확장을 주목할 만하다. 

차세대 반도체와 로봇 분야는 장기적 관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은 있지만 공정 고도화와 시스템 반도체 강화가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본다. 로봇은 자동화의 핵심이지만 한국 제조업의 로봇 활용 비중에 비해 국산화율은 낮은 수준이다. 소재, 부품, 장비 공급망 강화 정책이 재차 강조되고 있어 정책 모멘텀이 작용하는 시점에 다시 눈길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