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기자]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4중고를 격고 있는 현대·기아차 임직원들을 다독이는 한편 기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라고 강조 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몽구 회장은 임원회의에서 “어려운 시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긴장을 늦추기 마라”고 말하며 ‘긴장경영’으로 다시 한 번 조직 기장 잡기에 나섰다.

   
▲ 정몽구 회장, 현대·기아차 위기극복 프로젝트...‘선택과 집중’

정몽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 이럴 때 일수록 내부적으로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 되지만 예상보다 높은 파도를 넘기 위해 긴장감을 갖고 생산과 판매, 조기운영 등 전방위 적인 혁신을 단행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상 큰 위기에서 혁신적인 개혁을 통해 험난한 파도를 정면 돌파해온 정몽구 회장의 폭 넓은 체질개선에 돌입한 것을 시사하는 바 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4중고의 악재를 격고 있는 중이다. 엔저돌풍을 등에 업고 가격졍쟁력을 무기로 삼은 최대경쟁업체 일본완성차들에 밀리고 있는데다 연이은 유로화 약세를 틈타 많은 인센티브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유럽완성차 업체들로부터의 안방 사수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또 도요타·GM·폴크스바겐·BMW 등 경쟁사들 보다 자동차시장의 신흥국 시장 비중이 월등히 높은 점도 최근 경제 회복세가 선진국 수준을 밑돌고 있어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는 폭넓은 인센티브로 적극적인 공략을 펼치고 있는 수입 완성차들의 공세에 밀려 '시장점유율 70% 고수' 방침이 위태로워졌다.

■외부적 리스크 요인 해결방안, 선진국 시장 사수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발표한 2015 러시아 올해의 차에 고급, 준중형, 소형, 대중차 브랜드 등 4개부분에서 석권하는 기엽을 뿐었다. 하지만 현대차의 올 1분기 러시아 매출은 3660억원으로 작년 동기 6230억원에 비해 반토막 난 수준이다. 러시아의 루블화가 1년사이 43% 폭락했기 때문이다.

현재 쉐보레 브랜드 차량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러시아 가즈그룹과의 계약도 해지한다. 이어 미국에서 러시아로 수출하는 쉐보레 차량도 대폭 줄이고 오펠 차량은 올해 말까지만 판매한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러시아 내의 경쟁사들이 러시아에서 떠나고 있는 러시아 엑소더스 시대에서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을 사수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공격적으로 나설 수 없지만 시장 상황이 언제 다시 좋아질지 몰라 딜러망 관리 차원에서라도 현지 영업을 정상적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바 있다.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의 현 실정에서 러시아의 부진은 현대·기아차가 신흥국에 맞는 위기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현대·기아차의 생산·판매는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는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밀리지만 신흥국에서는 오히력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 3국의 매출비중은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를 제외한 러시아와 브라질의 경제가 고전하고 있는 실정 이다보니 현대·기아차의 실적도 고전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환율과 신흥국 리스크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8.1% 급감했다. 기아차는 더 심각하다. 1분기 기아차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6.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0.5%나 급감했다.

이에 현대차는 미국시장등 선진국에서의 확고한 자리매김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의 현대·기아차의 딜러 인센티브는 1600~1700달러 선이었던 것이 최근에는 무려 2578달러까지 치솟았다. 인센티브는 딜러들이 차량을 판매할 때마다 차량 한 대당 지급하는 일종의 판매 장려금이다.

현대차의 인센티브는 업계 평균보다 낮게 책정해 인센티브가 짠 완성차 업체로 유명했다. 하지만 이런 현대차가 과감히 인센티브를 늘렸다. 이런 정책의 시너지 효과로 1분기 현대차는 7만5019대를 미국에서 팔아치웠는데 이는 지난해 5월 기록했던 월별 최다 판매량(7만907대)을 상회하는 수치다.

이는 앞서 말 한바와 같이 기존에 고수하고 있는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틀에서 벗어난 과감한 개혁을 통해 폭넓은 체질 개선에 돌입한 현대·기아차의 행보를 보여주는 예이다.


■폭넓은 체질개선 위한 4가지 핵심 키워드
최근 내부에서 강조되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긴장경영 방침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전략을 선택과 집중으로 교체했다.

먼저 신흥국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국에서 인센티브를 작년보다 40% 이상 높인 것을 시작으로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멕시코 공장 건립을 서두르고 현지 판매 조직도 정몽구 회장 특유의 깜짝 인사단행을 통해 전면적인 물갈이에 나선것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해외영업 부문에 대한 고삐를 바짝 조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또 글로벌 완성차로서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제품경쟁력 강화를 위해 R&D분야의 폭 넓은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경쟁사의 주요임원이었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해 부족한 부분의 기술력을 보충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끈임 없는 R&D분야의 투자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악재를 맞이한 현대·기아차가 내실을 기하면 경쟁력강화를 위해 내부적인 부분을 체질개선에 나선 것은 정몽구 회장의 특유의 과감한 경형방침이다”며 “현대·기아차의 이러한 노력은 미래를 위해 변화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 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