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6.15선언 남북 공동행사 준비를 위해 민간 차원의 만남이 5년만에 성사된 가운데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지난달 24일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됐고, 이달 중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내달 14~16일 서울에서 6.15공동선언 발표 15주년 공동행사가 열린다면 남북 간 대화할 수 있는 최적기를 맞게 된다.
정부는 지난 1일 지자체·민간단체 차원의 남북교류를 폭넓게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앞서 지난달 27일 5년만에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 지원도 허가했다. 연이어 4일 6.15선언 남북 공동행사를 위한 민간 차원의 사전 접촉을 승인함으로써 일단 남북관계에 전환점을 만들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더구나 올해는 6.15 공동성명이 발표된 지 15주년으로 북한에서 말하는 정주년인 만큼 북 측도 모처럼 마련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 할 것이다.
6.15선언 남북 공동행사가 열릴 경우 북측의 고위 인사가 방한할 가능성도 있다. 6.15공동선언신철 북측위원회 위원장인 김완수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인 김양건 대남비서 등이 참석할 것이다.
6.15선언 공동행사가 무사히 잘 치러진다면 8.15광복 70주년 남북 공동행사로 이어지면서 한미 군사훈련이 열리지 않는 올해 8월까지 해빙 무드를 탈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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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공동선언 발표 15주년 공동행사를 위한 남북 민간 차원의 사전 접촉이 6일 중국 선양에서 종료됐다. 북한은 지난 1월 이산가족상봉 조건으로 5.24조치 해제를 요구한 바 있으며, 최근까지도 이런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사진=MBN 뉴스화면 캡처 |
정부가 5.24조치 이후 처음으로 6.15선언 기념행사를 남북 공동으로 열기로 하고 민간 차원의 사전 접촉까지 승인한 것에는 이번 행사를 남북 당국 간 대화로 이어가고 8.15 광복 70주년 행사도 의미 있게 치르겠다는 의도가 있어보인다.
과거 2005년 평양에서 열린 6.15선언 남북 공동행사에 당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참석해 특사 자격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고, 북핵 문제 해결 합의문서인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던 경험도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6.15선언 공동행사 개최를 위한 남북 간 조율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잠재돼 있는 데다 만약 북한이 이번 행사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다른 조건을 결부시킬 경우 행사 개최 여부까지 불투명해진다.
일단 방한할 북 측 인사들의 규모나 왕래수단, 행사 내용을 조율해야 할 것이고, 이적단체로 규정된 해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인사들까지 들어올 경우 남한 내 반발 여론이 거세질 수 있다.
게다가 천안함 폭침사건에 따른 대북제재인 5.24조치가 여전히 유효하고, 개성공단 임금 문제가 타결되지 않았으며, 북한에 우리 국민 4명이 억류되어 있는 등 남북관계에서 각종 악재도 여전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6.15선언 15주년 행사가 단순히 기념행사로 끝나지 않고 남북관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끌어내려면 당국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6.15선언 공동행사가 열리게 되더라도 우리 당국이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6.15선언과 10.4선언의 이행 촉구를 선언하는 장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정부가 6.15선언 공동행사를 남북관계의 전환점으로 삼으려면 이번에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하고, 6.15 행사와 8.15 행사, 이산가족상봉 행사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연계하는 고위급 접촉 제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