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10년 초과 30년 이내 구축 아파트에서 '깡통전세' 비중 높아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장기화된 거래절벽으로 집값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매가와 전셋값의 차이가 크지 않아 계약 종료 시 보증금 미반환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깡통전세’가 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 입주 10년이 넘는 구축을 중심으로 깡통전세 위험이 있는 아파트가 국소적으로 있어 세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서울 시내 아파트 및 주택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매매 및 전세 가격(시세)이 확인되는 수도권 아파트 총 337만 684가구를 분석한 결과, 전셋값이 매매가의 80%를 초과하는 아파트는 12만 6278가구(3.7%)로 집계됐다. 

통상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있다고 본다.

지역별로 인천 △6.1%(46만 1790가구 중 2만 8217가구) △경기 5.5%(172만 6393가구 중 9만 5558가구) △서울 0.2%(118만 2501가구 중 2503가구) 순이다. 상대적으로 매매가격 하락폭이 크고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 깡통 위험의 아파트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깡통전세 위험은 대체로 신축보다는 구축 아파트에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전세가율이 80%를 초과한 아파트 12만 6278가구를 연식 구간별로 살펴보면 입주한지 21~30년 이하 아파트가 7만 5203가구(59.6%)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11~20년 이하 3만 4428가구(27.3%) △6~10년 이하 9663가구(7.7%) 순이다. 

반면 매매가격 수준이 높은 입주 5년 이하 신축(1091가구, 0.9%)에서는 그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 

연식이 오래된 단지일수록 전세가율 80%를 초과한 아파트 비중이 높았는데, 30년 초과 아파트는 구축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가율 80% 초과한 가구가 5893가구(4.7%)로 적었다. 30년 초과 아파트에는 매매와 전세간 가격 차가 큰 재건축 단지가 상당수 포함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시세 조사된 30년 초과 아파트 총 59만 8007가구 중 재건축이 진행중인 아파트 20만 145가구(33.5%)는 모두 전세가율이 80%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깡통전세를 피하기 위해 전세가율과 시장가격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는 빌라, 단독 등 주택 유형에 비해 깡통전세 위험이 낮지만 전세가율이 높은 일부 지역, 단지를 중심으로는 주의가 요구된다”며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은 아파트값 수준이 높은 서울보다는 인천과 경기 아파트가, 대체로 신축에 비해 구축 아파트에서 높게 나타나며 집값 호황기에 큰 폭으로 오른 후 가격이 빠르게 조정되는 단지들도 깡통전세 발생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전세 사기 피해 방지방안’을 내놓았다. 

전세계약 시 확인할 주요 정보를 제공하는 ‘자가진단 안심전세 App(가칭)’을 구축하고 임차인에게 선순위 권리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또한 매월 실거래 정보를 기반으로 읍면동(수도권) 단위까지 전세가율을 공개하고, 이상거래 및 위험매물에 대한 점검도 실시할 방침이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임대차 시장으로의 진전이 기대되나, 넘어야 할 산도 있다”며 “정보 기술 및 인력 확보는 물론, 투명한 거래시장을 만들기 위한 전월세신고의 조속한 정착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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