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이 XX들이)의 대상이 야당(민주당)이었다는 해명을 통해 후폭풍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를 앞둔 시기 야당을 자극해 여야의 치열한 신경전을 야기한 것은 물론 협치에 대한 기대감마저 한발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는 우려를 낳는다.
여야 원내대표는 앞서 협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취임 인사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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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영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9월 21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이 자리에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협력 없이 국회에서 결정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며 “민주당 말씀에 귀 기울여 경청하고 수용하겠다”면서 여소 야대 국면에서 협조를 부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민생에는 여야가 없다. 여기엔 적극적으로 협조할 생각”이라고 화답하고 정쟁화로 얼룩졌던 국회에 협치의 기운을 마련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막말 외교와 대통령실의 부실한 해명으로 협치의 기운은 단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대통령실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윤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회의장에서 나오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X팔려서 어떻게 하나’라는 발언을 했다는 언론의 보도로 외교참사라는 비판이 나오자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 중 국회는 야당(민주당)을 지목한 것이며 바이든은 ‘날리면’이라고 발언했으나 왜곡 보도된 것이라고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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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이 9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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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은 즉각 거짓 해명이라고 반발했다. 더불어 대통령실의 변명에 외교참사의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수위를 높여 막말 외교는 여야 협치 결렬 위기까지 이어지게 됐다.
김회재 의원은 “대통령실은 15시간만에 이XX 발언이 우리나라 국회와 야당을 향한 것이라고 눈 가리고 아웅식 변명을 일삼고 있다”며 “국민을 모독하고 국정 파트너인 야당을 무시하는 행태”라면서 언론을 통해 협치를 강조하던 윤 대통령이 정작 협치의 대상인 야당의 비하를 스스럼없이 하는 것에 불쾌감을 표현했다.
이어 박홍근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민주당 169명이 정녕 XX들이냐”면서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교참사를 야기한) 대통령실 외교라인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며 빈손·굴욕외교에 이어 막말 외교라는 비판이 나오게 된 경위 등 외교참사의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여야가 민생을 위한 협치 대신 윤석열 대통령의 막말과, 대통령실의 부실 해명에 대한 책임공방을 펼치는 등 정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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