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GS25·세븐일레븐 "편의점 흰 우유, 시중 상품보다 10~20% 저렴"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올 연말 국산 우유 가격 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편의점 업계가 기존 제조사들이 만든 제품보다 10~20% 가량 저렴한 자체 브랜드(PB) 흰 우유를 일제히 내놓았다. 국내 우유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약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자체 초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Good People)’을 통해 ‘굿민흰우유’를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굿민흰우유는 900㎖ 용량에 판매가 2300원이다. 시중 상품 대비 10% 이상 저렴한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 세븐일레븐은 시중 상품 대비 10% 이상 저렴한 굿민흰우유를 26일 출시했다./사진=코리아세븐 제공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씨유(CU)도 지닌 4월 PB 우유 신제품을 내놓았다. CU ‘우유득템’은 100㎖당 가격이 약 230원이다. 기존 CU의 PB 우유 100㎖당 240원 보다 저렴한데다, 같은 용량의 NB(National Brand) 상품과 비교했을 때도 20% 가량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GS25는 2015년부터 PB ‘1974 우유’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세븐일레븐과 같은 900㎖, 2300원이다. 

이들 편의점 PB 우유를 만드는 곳은 각각 남양유업과 동원, 부산우유다. 대형마트PB도 서울우유나 매일유업, 연세유업과 같은 대형회사들이 제조를 맡고 있다. 

최근 잇따른 물가인상으로 소비자 가격민감도가 높아지면서, 단돈 100원이라도 저렴한 상품들이 주목을 받는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판매사와 이익(마진)을 나누는 PB제품으로 소비자가 쏠리는 현상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수입산 멸균우유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국산 우유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멸균우유는 일반 살균우유 대비 긴 유통기한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멸균우유 수입량은 2016년 1214 톤에서 2020년 1만1413 톤으로 4년 만에 약 9배나 증가했다. 

CU가 올해부터 직수입 한 폴란드 ‘밀크시크릿우유’의 경우 1ℓ 1850원으로, 같은 용량의 국산 제품보다 500원 가량 저렴하다. 오는 2026년부터 유럽산 수입 유제품에 대한 관세 11.2%가 철폐되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 편의점 CU 매대에서 소비자가 CU PB 우유득템을 집어들고 있다. 해당 제품은 같은 용량의 NB 제품과 비교해 20% 가량 저렴하다./사진=CU 제공


유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 매출은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수년째 줄어들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이나 식물성 대체우유 등 기존 매출을 회복할 수 있는 다양화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우유 제조사들이 유통 판매사들과 손잡고 저렴한 PB를 만드는 건 흰 우유 소비 자체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라며 “유당불내증이나 지방 조절 등 제품 특성을 세분화하는 등 소비자가 찾을 수 있는 여러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낙농가와 유업계는 원유(原乳·우유 원료) 가격 결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해 오는 10월15일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다. 현재 원유 가격은 ℓ당 2700 원대 중반이다. 당장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올해도 생산비 연동제를 따를 경우 200~300원 가량 인상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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