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대여투쟁 수단으로 삼던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친일 공세’에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북한이 무력도발을 지속함에 따라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친일’ 프레임 효력이 약해져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강릉 낙탄 사고’와 에이태큼스(ATACMS) 소실 등을 문제 삼아 친일 공세를 대신 ‘안보 무능’으로 공세를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비판하며 친일 공세의 선봉에 섰다. 이 대표가 쏘아 올린 친일 프레임은 ‘독도’라는 민감한 소재 덕에 단기간 큰 파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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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특히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표의 발언을 반박하며 “조선은 일본 때문에 망한 것이 아니다”라는 등 식민사관을 연상케 하는 발언을 함에 따라 지지층 결집이라는 효과적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전투기, 미사일, 포격 등 무력도발을 강화하자 ‘친일 공세’에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부상하고 있다. 북한 발 안보 위협에 합동 군사훈련을 비판하는 것은 부담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서도 친일 공세 강화는 과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친일 공세 근간이 됐던 ‘한미일 해상 훈련’이 과거 정부에서도 수차례 진행됐다는 점, 또 훈련 장소가 ‘독도인근 해역’이라 강조했지만 독도보다 일본 영토에 더 근접한 곳이었다는 점 등 과장성에 시비가 일어 공세 강화보다 전환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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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안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에 최근 민주당은 공개석상에서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친일 국방’이라고 비판하던 목소리를 대폭 축소하게 됐다. 대신 강릉 낙탄 사고 은폐 의혹과 에이태큼스 미사일 실종 등 ‘안보 무능’을 강조하고 공세를 전환하게 됐다.
지난 13일 국정감사 대책 회의에서 위성곤 의원은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지역 군사 안보를 강화하고자 하는 군사동맹의 취지에 대한 우려가 결코 아니다”며 “국민 정서를 무시한 정부의 합동훈련 강행을 지적한 것”이라며 친일 공세에서 해명으로 수위 조절에 들어갔다.
이어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안보 공백 문제를 직격하면서도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에 관한 발언은 단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한미일 군사훈련을 친일로 규정하고 비판을 지속할 경우 북한의 위협 속 안보를 등한시했다는 지적을 살 수 있어 '안보' 공세의 힘이 분산 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안보 무능’을 대여투쟁의 새 수단으로 앞세웠지만, 정작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는 규탄 외 뚜렷한 메시지를 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단순 규탄과 안보 공백 지적을 넘어 대안을 제시해야 대여투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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