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식품 제조 공장에서 잇달아 재래형 사고인 ‘끼임’으로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하면서, 업계에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4분 부산 사상구 농심 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냉각기에 팔이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직후 공동작업자가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 기계를 정지했고, 해당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은 사고가 발생한 생산동 전체의 작업을 중단하고 전 직원을 철수시켰다. 경찰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우선 부상을 입은 직원의 치료와 회복에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사고 발생 경위에 대한 조사는 물론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도 철저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
|
|
▲ 서울 신대방동 농심 본사 전경/사진=농심 제공 |
최근 SPC그룹이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으로 뭇매를 맞는 가운데 농심에서도 사고가 발생해, 소비자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5일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소스 배합기계 끼임 사고로 사망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손 끼임 사고를 당했다.
사고에 대한 SPC 측의 대처가 미흡하다며 소비자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대국민사과를 하고, 안전경영 시스템 구축과 재발방지 등에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일유업 평택공장에서도 지난 4월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는 828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고유형 가운데 ‘떨어짐·끼임’ 등은 26%(108명) 비중으로 전년 2020년 93명 보다 늘었다. 고용부는 떨어짐·끼임 등에 대해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로 예방 가능한 재래형 사고라고 설명했다.
불매운동에 매출이 급락할 만큼 소비자 접점이 많은 식품업계는 ‘중대재해법 처벌 1호’ 꼬리표가 붙을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법인에는 5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SPC 사고 때도 대통령이 경위를 알아보라고 직접 언급을 했기 때문에, 특히 식품업계 안전사고들에 대해서는 뭔가 확실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