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MBC에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 후 기자-비서 간 공개 설전 파문
21일 '전 언론 대상' 도어스테핑 중단…"소통 취지 살릴 방안 마련돼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

21일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본인이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자신있게 시작했던 아침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잠정 중단하고 나섰다.

취임한지 6개월이 지난 후 외교일정을 치르다가 8일만에 가졌던 도어스테핑에서 대통령실 표현대로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해서다.

   
▲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18일 오전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1일 도어스테핑 중단은 18일 도어스테핑 직후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단이 됐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지난 18일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 질의응답을 마치고 들어간 직후 현장에서 MBC 기자와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언쟁이 2분간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언론도 입법·사법·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받드는 4개의 기둥"이라며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책임도 민주주의를 받드는 기둥으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최근 동남아 순방에서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 배제에 대해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에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 일환으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밝히면서, MBC와의 대립각을 긋고 나섰다.

21일 오전 대통령실은 사전에 비공개로 가져온 일정브리핑을 열지 않았고, 통상 도어스테핑 시간 직전인 오전 8시 54분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공지문을 올렸다.

대통령실은 공지문에서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열린 소통을 위해 윤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해오던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면서, 열린 소통이라는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조건부를 내걸은 대통령실의 이번 결정이 어떤 결과를 야기할지 주목된다.

MBC의 기존 행태와 담당 출입기자가 문제라는 판단이면 MBC만 정조준하여 조치하면 충분하다는 시각은 뒤로 하고, 다른 대다수의 언론까지 의아하게 만드는 '언론과의 전쟁'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