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많은 3만353가구 입주
수도권 전년 대비 18% 증가한 1만8391가구
물량 집중 지역 가격 조정 예상…"신중해야"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오는 12월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입주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매수심리 감소로 전세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폭이 커지는 가운데 입주물량이 집중되는 곳은 가격 조정이 예상돼 세입자가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12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많은 3만353가구로 집계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8일 직방에 따르면 12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3만353가구로 집계됐다. 전월(2만2347가구) 대비 36%, 전년 동월(2만9405가구) 대비 3%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만3111가구로 가장 많다. 화성, 양주, 고양 등에서 19개 단지가 입주할 예정이다. 인천은 3100가구로 부평구와 서구에서 대규모 단지 2개가 입주한다.

최근 입주물량이 부진했던 서울은 마포구, 서초구, 서대문구에서 정비사업이 완료된 사업장 3곳을 포함해 총 218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지방은 총 1만1962가구가 입주한다. 전월 대비 48%, 전년 동월 대비 13%가량 적은 숫자다. 지역별로는 부산 3489가구, 충남 3263가구, 대전 1931가구, 대구 1620가구 순이다.

매년 12월은 해를 넘기지 않고 입주하려는 단지가 집중되면서 입주물량이 많은 시기다. 올해는 특히 수도권 입주물량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1만5577가구 대비 18% 많은 1만8391가구가 입주한다. 이는 지난해 1월(2만402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수도권에서 월별 전국 입주물량에 맞먹는 물량이 공급되는 가운데 입주물량이 집중되는 지역의 경우 전세가격 조정이 예상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21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59% 하락해 전주(-0.53%) 대비 낙폭이 확대됐다. 서울(-0.59%→-0.73%)과 수도권(-0.70%→-0.81%) 등도 모두 하락폭이 커져 역대 최대 하락을 보였다.

매수심리가 10년 전 주택시장 침체기 수준으로 꺾이면서 전세를 놓는 집주인이 늘어난 영향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3296건으로 한 달 전(5만7507건)과 비교해 7.3% 감소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4만7435건에서 5만1811건으로 9.2% 증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 전세 수요의 월세 전환 등으로 월세가 전세거래를 역전한 가운데 새 아파트 잔금 마련을 위해 전세를 내놓은 집주인이 많아지며 입주물량이 집중되는 지역 중심으로 전세가격 하락폭이 더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새 아파트의 경우 시세보다 저렴한 전세 매물이 출시되고 있어 세입자 주의가 필요하다. 집주인이 잔금 마련을 위해 급하게 내놓은 매물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함 랩장은 “개별 매물에 대출이 얼마나 포함돼있는지, 분양가 등과 비교해 경매 진행 가능성을 고려해 위험 매물인지 여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곳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80%까지 가능해지면서 집주인이 전세보다 매도로 전략을 수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매입 여부는 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인을 충분히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함 랩장은 “세입자로서는 새 아파트를 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도 있지만 시장 추이, 해당 단지의 입지, 일대 추가적인 물량 공급 여부 등을 파악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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