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한국경제의 위기론이 끝없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전반의 상황도 희망보다는 암울한 얘기만 들려 온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불황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도 어깨를 짓누른다. 당장 내년 경제 성장률이 줄줄이 하향되고 있다. ‘1%대 성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3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앞 도로에 파업에 참여하며 멈춰 선 유조차 옆으로 유조차가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은행은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대에서 1%대로 조정했다. OECD와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1.8%, 1.7%다. 한국개발연구원(1.8%), 국제신용평가사 피치(1.9%), 한국경제연구원(1.9%),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역시 1%대의 성장을 예상했다.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생산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4(2015년=100)로 전월보다 1.5% 줄었다. 감소 폭은 코로나19로 경제 타격이 본격화했던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다.

11월 수출도 지난해 같은 달(603억3000만 달러)보다 14.0%나 급감한 519억1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지난 10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5.7% 줄어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두 달 연속 수출액이 줄어들었다.

재계는 내년을 더 걱정한다. 글로벌 경기둔화 심화와 국내 산업 전반의 성장동력 약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성장률 저하 등 본격적인 불황 진입도 거론되고 있다.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시대에 진입하면서 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는 직격탄을 맞는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노력이 맞물려야 한다는 말들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균열이 걱정이다. 화물연대의 파업에 이어 오는 6일에는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까지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운송이 막히면서 주유소 기름 재고가 바닥나고, 건설 현장이 멈추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누적손실이 1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고, 연대파업까지 발생하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 같은 파업이 더 깊은 경제 침체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내외 불안요소가 폭증하는 상황에서는 심각성과 후유증이 더 크다.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1라운드를 시작한 권투 선수에게 한 두방의 잔펀치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라운드를 거듭해 데미지가 누적되면 한 방의 잽으로도 KO를 당할 수 있다. 현재 우리 경제의 체력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데미지도 쌓여가고 있다.

위험요소를 하나라도 더 줄여야 다가올 불황의 파고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큰 둑도 작은 개미구멍으로 무너질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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