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 일정의 절반이 끝났고 8강 가운데 4팀이 확정됐다. 조별리그에서 이변이 잇따랐던 것과는 달리 16강이 겨루는 토너먼트에 돌입하자 아직 이변은 벌어지지 않았다. 즉, 이길 만한 팀들이 모두 이겼다.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까지 16강전 8경기 가운데 절반인 4경기가 끝났다. 지금까지 8강에 오른 팀은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다. 네덜란드는 미국을 3-1로, 아르헨티나는 호주를 2-1로, 프랑스는 폴란드를 3-1로, 잉글랜드는 세네갈을 3-0으로 물리쳤다. 월드컵 8강에 오르기에 손색이 없는 유럽 및 남미의 전통 강호들이 살아남았다. 

앞으로 치러질 16강전에서는 이변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있을까. 남은 16강전 4경기는 일본-크로아티아, 브라질-대한민국, 모로코-스페인, 포르투갈-스위스전이다.

   
▲ 브라질전을 앞둔 대표팀 훈련에서 벤투 감독이 선수들에게 열정적으로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 가운데 이겨서 이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팀은 일본, 한국, 모로코다. 세계 축구의 주류라 할 수 있는 유럽과 남미가 아닌, 변방의 아시아와 아프리카 팀들이다.

일본이 '지난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를 꺾어도,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꺾어도 이변이다. 그래도 한국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FIFA랭킹 1위' 브라질을 누르고 8강에 오른다면 그야말로 역대급 최고의 이변이 될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모로코가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이미 세계가 깜짝 놀랄 이변을 잇따라 연출했다. 일본은 '죽음의 조'로 불린 E조에서 독일, 스페인에 잇따라 역전승을 거두며 조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모로코도 F조에서 크로아티와 비기고 FIFA 랭킹 2위 벨기에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조 1위에 올랐다. 한국은 탈락 일보직전까지 몰렸다가 포르투갈과 최종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16강 티켓을 따내는 드라마를 썼다.

그래도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는 다르다. 지면 곧바로 탈락하는 토너먼트에서는 모든 팀들이 최고의 집중력으로 전력을 다하게 마련이다. 실력 차이가 크게 날 경우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브라질이 대전이 확정된 후 '선수들 몸값 차이가 7배다', '승리 확률이 한국 8.2%, 브라질 76.2%다' 등 브라질의 승리 당위성을 내세우는 지표들이 많이 소개됐다.

객관적 열세가 분명한 한국대표팀 벤투호는 브라질을 상대하면서 '축구공은 둥글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에 또 한 번 희망을 건다.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벤투 감독은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 경쟁하고 끝까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정신이면 못할 것이 없다"는 말로 브라질전 출사표를 던졌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고, 팬들은 열심히 응원하고, 그러다 보면 꿈은 또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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