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단체 관광객 태운 버스 때문에 서울 시내 주변 교통 체증 증가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26일 오후 서울 을지로 1가 명동역 인근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요우커)로 보이는 단체가 한 곳에 모여 명동거리를 둘러본 얘기로 거리를 메웠다. 주변에는 형형색색의 관광버스가 한 차선을 차지하며 관광객들을 승하차시키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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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인근에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가 접근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신진주 기자 |
백화점 주변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관광객들을 가득 태운 '대형버스' 들이 줄지어 롯데백화점에 위치한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15대 내외로 대형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롯데백화점 지상주차장은 만차다. 쇼핑몰 인근 도로에 세워둔 버스들도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한 관광버스는 관광객들을 하차시키기 위해 인도로 접근하면서 주변도로를 달리는 택시·승용차 등이 뒤엉키기도 했다. 도로변 교통사고의 아찔한 순간도 목격됐다. 이런 상황이 매일 반복되면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백화점 주변이나 관광명소에는 일시적인 교통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 시내 중심가에 있는 면세점들은 이미 3~4년 전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 때문에 주변 교통체증을 일으킨다는 비난을 받았다.
면세점 한 곳 당 하루에 평균 300대~500대의 관광버스가 방문한다. 수용할 주차장은 제한돼 있고 밀려드는 관광버스를 주체할 수 없다. 관광버스는 관광객들의 편의 제공하려고 행선지 가까운 곳에 주정차를 해야 한 한다. 면세점 사업자들도 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각 면세점 운영사들은 통행을 원활히 할 수 있게끔 주차 요원을 상시 배치, 관련 협회에 협조 요청, 경복궁 쪽이나 서울역 쪽으로 회차 유도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교통난을 해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 중구에서 불법 주차로 단속된 관광버스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기도 했다. 이런 사정에서 서울시내면세점에 진출하려는 '유통공룡'들은 주차장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은 용산역 아이파크몰 인근에 주차장 부지를 따로 마련했다. 그 곳에 관광버스만 400대 수용이 가능하다. 또 아이파크몰 주차장 역시 지하, 지상 합쳐서 4곳 정도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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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지상 주차장에 대형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미디어펜 신진주 기자 |
갤러리아도 교통난의 경우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단체관광객이 70~80%를 차지하기 때문에 대형버스의 동시주차는 중요한 문제인데, 현재 확보된 것은 80대 정도이며 인근 한강공용주차공간을 활용하면 150대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 지역을 후보지로 내세운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의 주차시설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이 내세운 동대문피트인은 현재 승용차만 165대 수용할 수 있고 대형버스 주차시설이 없다. 이에 동대문 공영주차장, 대형버스주차 공간 구역으로 지정된 DDP 이면도로를 이용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DDP의 이면도로에는 단체 관광버스 20대가 동시에 정차할 수 있게 돼 있다"며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하차한 후 도보로 이동해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네트윅스는 케라스타는 승용차는 700대 동시주차 가능, 관광버스는 30대 동시 주차 가능하며, 이와 더불어 동대문 지역의 건물들을 활용해서 약 150대까지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확정 지은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주차 문제에 대해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 후보지인 중구 소공로 본점은 현재 주말에는 우리은행 주차장을 활용해 1000대 정도 수용하고 있으며, 관광버스의 경우 본점 주변 인근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타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