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임대주택 품질 개선을 약속한 정부가 이를 위한 제도를 내놓고 있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좁은 면적'에 대한 지적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추진되는 재개발 사업에서 '임대주택 의무 건립 비율'을 산정할 때 기존 전체 세대수뿐만 아니라 전체 연면적을 기준으로도 산정할 수 있게 돼 중·대형 임대주택 공급이 수월해 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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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재개발 사업에서 임대주택 의무 건립 비율 산정시 연면적 기준이 가능하도록 했다. 산정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및 주택규모별 건설비율'을 고시하고 즉시 본격적인 적용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고시는 지난 11일부터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이하 도정법)'과 국토교통부 고시 '정비사업의 임대주택 및 주택규모별 건설비율' 개정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고시에 이어 본격적인 적용에 들어간다.
서울시는 당초 도정법에 임대주택 의무 건설비율을 세대수나 연면적의 30% 이하에서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게끔 되어 있지만 실제로 시행령에서는 '세대수'로만 정하도록 규정돼 있어 지난 2020년부터 국토부에 이와 관련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그동안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임대주택은 세대수 기준만 운용되며 대부분 전용면적 39㎡, 49㎡ 등 초소형으로 공급돼 왔다. 현행 재개발 임대주택 건립비율은 도정법과 국토부 고시 내용인 ‘정비사업 임대주택 및 주택규모벌 건설비율’을 근거로 규모가 정해진다. 도정법 시행령 제9조에는 “임대주택은 건설하는 주택 전체 세대수의 20/100 이하”라고 명시돼 있다.
또 ‘정비사업 임대주택 및 주택규모벌 건설비율’ 제1조 제6항에는 “시·도지사가 임대주택 건설비율을 다음 각 호의 범위에서 공보에 고시한 경우에는 고시된 기준에 따른다”며 “서울시는 건설하는 주택 전체 세대수의 10~20% 이내, 인천광역시 및 경기도는 주택 전체 세대수의 5~20% 이내, 그 외 지역은 5~12% 이하”라고 설명됐다.
앞으로는 연면적을 기준으로도 산정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평형의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해지게 될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인 가구 등을 위한 소형 평형 외에도 다자녀, 대가족 등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여 중․대형 임대주택도 공급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특히 재개발 시 확보되는 임대주택 대부분이 소형 평형 위주인 반면 분양세대는 중형 이상으로 구성돼 있어 임대·분양세대를 한 동에 혼합하는데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중형 규모 임대주택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소셜믹스 및 품질 개선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분양․임대세대 간 평형 차이로 인해 완전 혼합이 어려웠으나 중형 규모 임대주택이 확보되면 주동 내 혼합이 가능해지면서 입면, 마감재 등도 분양세대와 완전히 동일한 품질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원활한 재개발 사업과 효율적인 소셜믹스를 유도하는 범위 내에서 연면적을 적용해 임대주택을 확보할 적정 비율을 검토, 국토부가 정한 비율(주거지역 등 10~20%, 상업지역 5~20%) 중에서 최저 기준인 '주거지역 등 10%, 상업지역 5%'로 정했다. 서울시는 이미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구역이라도 임대주택 건설비율을 세대수 기준에서 연면적 기준으로 변경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지금까지 재개발 사업 시 임대주택을 세대수를 기준으로 확보해 오다 보니 소형 평형 위주로만 공급되는 문제가 있어 제도 개선을 지속 건의해 왔다"며 "시대 변화에 따른 주거여건, 가족구성 등이 반영된 임대주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 유형도 지속적으로 다양화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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